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31·벨기에)가 ‘맨체스터 더비’를 지배했다.
더 브라위너는 7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골·1도움을 올려 4-1 대승을 이끌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주장 완장을 찬 더 브라위너는 이날 4골 중 3골을 책임졌다. 전반 5분 만에 베르나르두 실바의 컷백을 더 브라위너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또 1-1로 맞선 전반 28분엔 문전에서 리바운드 된 공을 왼발로 잡은 뒤 오른발로 차 넣었다. 더 브라위너는 후반 23분 허를 찌르는 코너킥으로 리야드 마레즈의 하프발리 슛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맨시티는 22승3무3패(승점 69)를 기록, 2위 리버풀과 승점을 6점 차로 벌렸다. 유럽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더 브라위너에게 평점 9.9점을 줬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패널인 제이미 레드냅은 “폴 스콜스(전 맨유)와 비슷하면서도 스티븐 제라드(전 리버풀) 만큼 빠르다. 그를 보는 건 즐겁다”고 했다.
더 브라위너는 봉준호 감독과 가수 선미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3년 전 미국 커뮤니티 레딧과의 인터뷰에서 ‘최후의 만찬에 초대하고 싶은 5인’ 중 한 명으로 더 브라위너를 꼽아 화제가 됐다.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마틴 스콜세지, 전 피겨선수 김연아,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와 함께 더 브라위너를 부르고 싶다고 했다. 대지를 가르는 듯한 아름다운 패스를 뿌리는 더 브라위너는 ‘그라운드의 예술가’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맨시티 팬으로 유명한 선미는 더 브라위너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덕배는 최고야”란 글을 남긴 적이 있다. ‘김덕배’는 한국 팬들이 케빈 더 브라위너를 부르는 애칭이다. 영문명(Kevin De Bruyne)의 앞글자를 따면 KDB인데, 그 이니셜을 따 ‘김덕배’, ‘킹덕배’라고 부르는 것이다. 팬들은 또 경기 중 더 브라위너의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점에 착안해 ‘볼빨간 김덕배’라 부르기도 한다.
첼시(잉글랜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더 브라위너는 볼프스부르크(독일)를 거쳐 2015년 맨시티로 이적한 뒤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등을 이끌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전술의 핵심이다. 올 시즌은 9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날 프리미어리그 통산 50번 골을 돌파했다.
이날 경기가 말해주듯 ‘맨체스터의 주인은 맨시티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온다. 맨시티는 이날 슈팅 수에서 22대5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맨유 전설 로이 킨은 “5~6명의 수치스러운 선수들은 맨유에서 뛰지 말아야 한다. 미드필더 2명과 완 비사카, 프레드, 해리 매과이어, 마커스 래시포드 등이 바로 그들”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맨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랄프 랑닉 맨유 감독은 호날두가 맨시티전에 고관절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 애슬레틱,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호날두는 맨시티전 선발 출전이 불발되자 치료를 이유로 고국 포르투갈로 가버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