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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제 대통령 최대한 부각 “위기 극복, 민생과 평화 챙길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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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호 04면

대선 D-4 사전투표 첫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강원도 홍천군 꽃뫼공원 앞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강원도 홍천군 꽃뫼공원 앞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머리를 빌리려면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한다는 김종인 박사(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얘기도 있지 않나.”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강원도 홍천 유세에서 “대통령은 그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큰 영향력이 있다. (대통령이) 모르고, 무책임하고, 특히 불성실하면 나라가 완전히 극단적으로, 반대로 갈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유능 vs 무능’ 구도를 전면에 내세운 모양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나라 전체에 대해 각 분야의 기초 상식은 좀 있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체만 건강하면 머리는 없어도 사람을 빌리면 된다’고 했는데 결국 외환위기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이 후보가 곧바로 윤 후보 공격에 사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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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은 전문가들에게 (국정을) 맡긴 것”이라며 “최고의 전문가들을 뽑아 적재적소에 두고 나는 시스템 관리나 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어젠다만 챙기겠다”고 말했는데, 이 후보가 이날 “머리를 빌리려 해도 머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직격한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경제 대통령’을 최대한 부각하고자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사전투표를 마친 뒤 CBS 라디오 방송 연설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경제 대통령, 민생과 평화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고, 사전투표에 들어가기 전 페이스북에도 “경제에 투표해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새롭게 떠오른 야권 단일화 변수에 맞서기 위해 제3지대 표심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홍천 유세에서 “더 나은 정치 교체를 위해, 제3의 선택이 가능해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정치, 소위 ‘새 정치’로 제가 가겠다”는 선언도 내놓았다.

이 후보가 이날 표방한 ‘새 정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1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줄곧 내세웠던 간판 어젠다다. 안 대표는 특히 양당 기득권 정치에서 벗어난 제3의 길을 강조해 왔는데, 다당제 소신을 접고 윤 후보와 단일화를 한 만큼 이젠 제3지대와 새 정치라는 화두를 이 후보 자신이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촛불로 물러난 세력이 지금 다시 복귀하지 않느냐”며 “정권 교체가 무슨 시계추냐, (양당으로) 왔다 갔다만 하게. 중간 지대도 있고 제3지대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개혁도 연신 강조했다. 홍천에 이어 찾은 춘천에선 “정치개혁을 통해 다당제를 하고 국민이 거대 양당 두 개가 아닌 제3의, 제4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건 이재명이 가진 평생의 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사전투표를 마친 뒤에도 “최근 정치 상황의 변화와 관계없이 정치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 교체,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실용적 국민통합정부를 흔들림 없이 계속 추진해 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정치개혁을 강조하는 흐름이 온종일 이어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안 대표를 지지했던 제3지대 유권자들이 갈 길을 잃은 만큼 이 후보가 정치개혁 어젠다를 강조해 제3지대를 존립시키겠다는 확신을 주면서 이들을 최대한 끌어안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지원 유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윤 후보와 안 대표는 대선후보 단일화만 하는 게 아니라 당을 합당하겠다는 발표까지 했다”며 “그래서 저 사람들이 하는 공동 정부는 가짜 공동 정부, 짝퉁 공동 정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진짜 공동 정부는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제안하고 있는 정치 교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정부가 5년 동안 쓰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눠봤다며 “투표지 한 장의 가치를 계산해 보니 6787만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를 우리 삶을 개선하는 데만 쓴다면 우리 삶이 얼마나 좋아지겠느냐”며 “딴생각을 하는 사람을 잘못 뽑으면 이 예산이 4대강을 다시 만들거나 쓸데없이 경제만 나쁘게 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사는 데만 쓰이지 않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투표가 곧 경제고 평화고 복지”라며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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