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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 안가리는 러시아 폭격…시체 널린 거리 '아비규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하리코프와 수도 키예프·남부 도시 헤르손 등에서 민간인 주거지를 가리지 않는 공격을 이어나가며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엿새째인 1일(현지 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리코프의 민가와 광장 등 민간지역을 무차별 폭격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인구 140만명이 거주하는 하리코프 곳곳에 폭발이 일어났다. 아파트 밖에는 시체가 널렸고 거리에는 불이 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주민들이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손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주민들이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손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올렉시아레스토비치는 이날 “하리코프와 키예프 서북쪽, 헤르손 등이 가장 전투가 격렬한 곳이며, (남부) 마리우폴 인근에서도 간헐적 충돌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전날부터 러시아군의 공격이 격렬해진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리코프에선 이날도 주정부 청사와 중앙광장, 다른 민간시설 등이 다연장포와 순항미사일 등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리코프 주정부 청사 포격에서도 10명이 숨지고, 10명은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사람들이 붐비는 하리코프 도심의 중앙광장에도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영상 연설에서 “하리코프에 대한 공격은 전쟁범죄다. 이는 러시아의 국가 테러리즘이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러시아 공격에 파괴된 하리코프 학교

러시아 공격에 파괴된 하리코프 학교

수도 키예프에 대한 공격도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대표적인 유대인 학살 사건인 ‘바비야르’ 계곡 총살 사건 희생자들의 추모 시설 인근에 있는 키예프 서북쪽 TV 방송 타워를 공격하는 야만성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TV 타워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인 5명이 숨지고 추모시설이 일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러시아의 장갑차·탱크·화포 등은 키예프 도심에서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며, 북쪽에서 키예프 방향으로 진군하는 군사 장비의 대열이 무려 6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고위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군수물자 공급 문제, 러시아의 작전 정비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남부 도시 헤르손으로도 러시아군이 진입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시청을 통제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내무부가 밝혔다.

키예프 진격 러시아군 5km 탱크 행렬

키예프 진격 러시아군 5km 탱크 행렬

헤르손 시내에선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동부 도네츠크 지역 친러 반군은 진군을 계속해 아조프해에 접한 항구도시 마리우폴로 진격한 러시아군과 합류했다고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가 전했다. 마리우폴이 완전히 점령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남진을 저지하면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군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들은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진격이 예상보다 지체되는 러시아군 사이에서 사기 저하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병사들은 전투도 하지 않은 채 항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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