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62년전 오늘 펼쳐진 저항운동…대구서 열린 2·28 기념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부겸 국무총리(앞줄 왼쪽 세 번째)가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개식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앞줄 왼쪽 세 번째)가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개식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민들이 즐겨 찾는 달서구 두류공원. 이 공원 한가운데엔 10여m 높이의 탑 2개가 우뚝 서 있다. 탑의 이름은 '2·28 학생의거 기념탑'. 탑에 적힌 비문에는 '분연히 교문들을 박차고 일제 뛰쳐나와 몰려드는 경찰의 빗발 같은 철권과 발길에도 무릅쓰고 우리에게 자유를 달라 학원을 정치도구화 하지 말라 소리소리 외치며 온 거리를 메워 묻었으니 이날이 1960년 2월 28일이더라'고 적혀 있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패에 맞서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항거했던 역사적 순간을 새겨놓은 것이다.

2·28민주운동 관련 미국 정부문서 발견. 연합뉴스

2·28민주운동 관련 미국 정부문서 발견. 연합뉴스

2‧28 민주운동이 올해로 62돌을 맞았다. 28일 2‧28 기념탑이 있는 대구 두류공원 일원에서 , '그들이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라는 주제로 2‧28 민주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국무총리, 정부주요인사, 2‧28민주운동 관계자 등 49명이 참석해 독재에 맞서 싸운 민주적 저항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참석자들은 기념탑을 참배하고, 2‧28찬가를 제창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이승만 정권이 학생들의 야당 유세장 참석을 막기위해 대구 공립학교 8곳에 일요일 등교를 지시하자 고등학생들이 일으킨 학생 저항운동으로 3·15의거, 4·19혁명의 도화선이자 한국 민주화 운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2018년 국가기념일로 제정 됐다. 마산 3·15 의거, 4·19 혁명, 광주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에 이어 다섯 번째 국가기념일 지정이다.

교문을 나서 대구 반월당으로 가는 고등학생들의 모습. [사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교문을 나서 대구 반월당으로 가는 고등학생들의 모습. [사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특히 올해는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2·28 민주운동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문서가 처음 발견되기도 했다. 외국 정부의 2·28 민주운동 관련 문서가 발견된 것은 62년 만에 처음이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측은 "1960년 3월 당시 매카너기(McConaughy) 미국 대사가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 중 일부와 미8군 사령부가 작성한 일일정보보고 문서 중 일부에서 2·28 민주운동 상황이 기술된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들 미국 문서는 백재호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기획홍보국장이 미국가기록청 등에서 발견하고, 번역·분석은 경북대 영문학과 김노주 교수가 맡아 『미국이 본 2·28민주운동』이란 제목의 논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국 문서엔 학생들의 시위 동기, 배경, 자유당이 유세 막은 것, 일요일 등교, 대구 시위의 파장, 28일 하루 전에 한차례 시위가 더 있었다는 등 비교적 민주운동에 관해 상세히 기록돼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