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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골프장 좁혀 추가 퍼블릭 코스 넣겠다...신안그룹 3개 골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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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신안 골프장. [신안 골프장 홈페이지]

신안 골프장. [신안 골프장 홈페이지]

신안그룹이 리베라 골프장의 기존 코스를 줄여 퍼블릭 코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본지 2월 15일 온라인 보도) 신안그룹은 리베라 이외에도 그룹 내 신안, 그린힐 골프장 내에도 퍼블릭 코스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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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그룹이 리베라 골프장 회원들에 보낸 문서. [중앙포토]

신안 그룹이 리베라 골프장 회원들에 보낸 문서. [중앙포토]

리베라(경기 화성시)는 기존 36홀 골프장에 18홀 퍼블릭 골프장과 콘도미니엄을 추가 증설한다고 회원들에게 통보했다. 신안(경기 안성시) 골프장에는 기존 27홀에 9홀과 콘도를 건설해 그중 18홀은 회원제로 하고 18홀은 퍼블릭 코스로 쓴다.

리베라 이외에도 그린힐, 신안 골프장 #회원에 "동의하든지 보증금 반납해주겠다" #회원권 판매는 동의해야 명의 바꿔줘

18홀인 그린힐(경기 광주시) 골프장은 퍼블릭 9홀을 추가한다.

신안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2월 10일 세 골프장의 회원들에게 보냈다. 이유는 경영 적자 때문이고 이에 동의하는 회원들은 동의서를 1월 9일까지 회신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골프장은 퍼블릭 코스 건설에 동의하지 않아 회원 보증금 반환을 원하면 반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새 코스 건설에 동의하지 않고 반납도 원하지 않는, 현상 유지 옵션에 대해선 기재하지 않았다. 동의하든지 반환하라는 뉘앙스로 읽힌다.

문서엔 ‘기존 사업부지 내 홀 간격을 조정한다’고 되어 있다. 기존 골프코스의 면적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자문위원회 동의를 얻었다’는 내용도 있다.

회원권 보증금 반납은 회원권은 시세가 아닌 입회금으로 한다. 리베라 골프장의 경우 1973년 만들어져 입회금이 300만원, 500만원이다.

골프장 측에서는 “보증금 반환액이 낮으면 회원권을 팔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신안그룹은 회원권 매입자가 퍼블릭 코스 증설에 동의해야 명의를 바꿔준다. 회원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데 동의를 하는 격이니 거래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그린힐 골프장 회원들에게 보낸 문서. [중앙포토]

그린힐 골프장 회원들에게 보낸 문서. [중앙포토]

회원들은 “기존 골프장 면적이 줄어드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골프 대호황에 신안그룹 골프장들이 적자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코스 증설에 동의했다는 자문위원회에 대해 일반 회원은 알지도 못한다”는 등 반발했다.

신안그룹은 “기존 코스의 홀 간격이 줄지만, 법에 정한 규격에 맞게 할 예정이다. 자문위원은 일반 회원보다는 골프장에 애정이 있는 회원 중에 뽑는 게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신안그룹은 “회원제를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닌데도 경기도에서 무리하게 회원들의 동의를 받으라고 했다. 골프장은 공익을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사기업이다. 회원들 권익만 챙기면 회사의 권익은 어떻게 보장받는가”라고 했다.

한국의 골프장 회원권은 주식 같은 소유권이 아니라 이용권이다. 골프장들은 회원들이 경영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도 한다.

이에 대해 골프장 대표를 지낸 A 씨는 “‘권익이 침해되면 반환할 수 있다’는 조항은 골프장이 아니라 회원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골프장 부도의 위험이 있거나 회원권 시세가 급락했을 경우 회원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리베라 골프장이 회원 권익을 악화시키면서 회원에게 싫으면 나가라는 투로 편지를 보낸 건 무리한 주장”이라고 평했다.

신안그룹은 리베라, 신안, 그린힐, 웰리힐리(강원도 횡성), 에버리스(제주)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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