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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경계가 사라진다…빅테크의 이종격투기 판, 게임

중앙일보

입력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를 통해 PC로도 즐길수 있다.[사진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를 통해 PC로도 즐길수 있다.[사진 데브시스터즈]

빅테크 기업의 ‘이종격투기 게임’ 판이 커지고 있다. 경계를 허물고 규모를 키워 메타버스 시대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차기’ 경쟁이 본격화 됐다는 평가다.

무슨 일이야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한국·대만·홍콩에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 (시범 서비스) 버전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OS)로 출시된 게임들을 PC 윈도우 환경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공식 에뮬레이터다. 구글은 하반기부터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한다.

시범 서비스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등 국내 인기 모바일 게임부터 ‘삼국지 전략판’‘아스팔트 9’ 등이 포함됐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 및 기기 폭을 넓히기 위해 구글 플레이 게임즈에 합류했다”며 “동일 계정으로 모바일과 PC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달부터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수 있게 해주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를 시작했다. [사진 구글]

구글은 지난달부터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수 있게 해주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를 시작했다. [사진 구글]

이게 왜 중요해?

게임은 메타버스 시대를 이끌 핵심 콘텐트. 지금까진 플랫폼의 벽에 갇혀 제한된 시장에서 경쟁했다면 이제부턴 30억명 글로벌 게임 이용자(2020년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보고서) 모두를 대상으로 한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 그간 게임 시장은 분절돼 있었다. 모바일은 모바일끼리, 콘솔은 콘솔끼리 서로 다른 시장에서 경쟁했다.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산업 플랫폼 비중은 모바일이 42.6%로 가장 높고, 콘솔(26.6%), 온라인(16.0%) 순이다.
● 클라우드 등 IT 기술의 발달은 게임 지식재산(IP)을 중심으로 각각의 시장을 거대한 ‘원마켓’으로 통합하고 있다. 엑스박스를 보유한 콘솔게임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MS는 2017년 이후 콘솔게임 독점작을 PC·모바일 등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구독상품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강화해왔다. 현재 전 세계 엑스박스 게임패스 회원은 2500만명 이상. 이들을 포함해 월 1억명 이상이 콘솔, PC, 스마트폰, 태블릿에서 MS 게임을 즐긴다.
●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는 모바일 게임으로 이런 흐름이 확장된다는 의미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OS 점유율 69.74%(스탯카운터)로 세계 1위다. MS 윈도우는 PC OS 점유율 75.5%로 역시 1위. 모바일·PC 1등 플랫폼 간 경계가 사라지면 ‘원마켓’ 트랜드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플랫폼별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플랫폼별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빅테크, 경계 허무는 이유

① 안드로이드의 PC 장악 :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돌리려는 시도, 구글이 처음은 아니다. 휴대 편의성과 게임 경험의 쾌적함은 반비례한다. 이 때문에 모바일 게임 초창기부터 녹스 등 사설 에뮬레이터를 통해 넓은 화면과 키보드·마우스 등 조작이 편한 PC 환경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았다. 엔씨소프트 등 일부 대형 게임사는 자체적으로 PC·모바일 이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에뮬레이터 플랫폼(퍼플)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 에뮬레이터를 쓰지 않는 이상, 일부 게임은 중간에 끊기는 등 문제가 많았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가 자리 잡는다면 한해 40만개(2018년 국내 기준) 이상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에 PC 시장이 새로 열리는 셈. 국내 게임사 한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직접 나설 뜻은 없는 구글이 게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며 “구글 플레이 플랫폼에 들어온 모바일 게임의 영향력을 전방위로 키우는 게 구글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통해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사진 컴투스]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통해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사진 컴투스]

②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 : 게임 이용자 수 증가는 빅테크 수익과도 직결된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 많아서다. MS(에져), 구글(구글 클라우드), 아마존(AWS) 등 빅테크 대부분은 클라우드를 중요한 사업부문으로 키우고 있다.

③ 메타버스 시대 핵심, IP :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에도 빅블러(경계가 사라지는 현상)는 대세다. 게임의 경쟁자는 게임 뿐 아니라 영화, 웹툰, 웹소설,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넷플릭스 같은 OTT부터, 틱톡·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까지 모두가 이용자의 시간이라는 한정된 재화를 두고 링 위에서 싸운다. 승부의 키는 IP(지식재산)에 있다. 사랑받는 IP를 만들기 위해선 이용자와 점접이 넓을 수록 유리하다.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위해서도 IP 경쟁력 확보는 선결 과제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에 합류한 게임 서머너즈 워를 만든 컴투스 관계자는 “IP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여러 플랫폼에서 편리하고 원활하게 이용할 기회를 제공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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