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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봉만 봐도 기겁하는데"…자가검사 권고에 학부모들 '난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항동유치원에서 한 교사가 유치원생에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항동유치원에서 한 교사가 유치원생에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주 2회 선제 검사 권고와 함께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코를 찌르는 방식이 아닌 타액 검사키트를 허용해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면봉만 봐도 기겁" 학부모 우려 여전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유치원에 자가검사키트 배부를 시작했다. 교육 당국은 주 2회 등교 전 자가검사를 권고하고 있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이 거부감이 크다는 불만이 나온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김모(39)씨는 "아이가 PCR(유전자증폭) 검사 경험이 있어 면봉만 봐도 기겁을 하고 코에 집어넣으면 재채기 콧물 눈물로 난리통이 된다"며 "확진자 접촉이 없어도 주 2회나 검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유치원 및 초등학생 2회 자가검사 키트 검사를 반대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와 8만5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항동유치원에서 한 어린이가 선생님으로부터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지급받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항동유치원에서 한 어린이가 선생님으로부터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지급받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그렇게라도 등교를 시키고 싶다는 학부모도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박모(43)씨는 "자가검사키트는 PCR검사와 달리 면봉을 깊숙이 넣지 않아 그나마 수월하다"며 "아이가 학교에 못 가는 것보다는 검사를 받고라도 정상 등교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사 강제 아냐" 학부모 달래기 나선 교육부 

해외에서 사용 승인이 난 타액 검사 키트를 직구해 쓰겠다는 학부모도 있다. 타액 검사 키트는 타액 채취기에 달린 솜을 깨물어 침을 묻히거나 용액 통에 침을 뱉는 방식이라 검사 시 통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코 연골이 약한 아이들이 타액검사키트를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 기준을 충족한 타액키트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새 학기 대비 학부모 단체 간담회에서 영상으로 참석한 학부모 모니터단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새 학기 대비 학부모 단체 간담회에서 영상으로 참석한 학부모 모니터단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개최한 온라인 학부모 간담회에서 선제 검사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검사는 의무가 아니다"면서 자발적 참여를 당부했다.

앞서 교육부는 새 학기 첫 2주를 학교장 판단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발표하며 '전면 정상등교' 방침에서 한발 물러났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2월 3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확진자 수는 2월 2주 대비 두배 늘어 전 연령대 평균 증가 폭(1.7배)을 웃돌았다. 특히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11세 이하에서 확진자 증가 양상이 뚜렷했다. 여기에 열흘 뒤 개학까지 겹치면 학교발 감염이 각 가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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