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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 통역사 '기가후니'에 농인들 뿔났다…선 넘은 SNL 풍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2' 캡처]

[사진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2' 캡처]

수어 통역사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2'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SNL 코리아2'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편파판정으로 피해를 입은 뉴스를 풍자한 블랙코미디를 선보였다.

배우 정혁이 기자 역할을 소화했고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를 연기한 코미디언 정상훈이 기자의 멘트를 전하는 수어 통역을 맡았다.

스케이팅 타는 모습 등을 표현하던 정상훈은 점차 과도한 동작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수어 통역 연기를 했고, 커뮤니티에는 해당 장면이 편집돼 공유됐다.

이날 트위터에는 "SNL 코리아에서 뉴스 화면을 패러디했는데 옆에 있는 수어 통역사에게 이상한 포즈를 시킴으로써 수어를 비하했다"며 "수어를 비하한 것은 농인을 비하한 것이라는 의견이 크게 번지고 있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1만회 가까이 공유됐다.

쿠팡플레이 인스타그램에는 "웃음을 드리고자 하는 목적은 알겠지만 정작 이 영상을 보는 수많은 농인은 이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며 "농인들의 첫 번째 언어인 수어를 웃음으로, 엉터리로 쓰는 것은 수어의 언어권을 무시하는 것과 똑같다"는 한 농인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작성자는 "영상을 삭제하고 공식적인 사과문을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인종, 언어나 장애 유무를 웃음거리나 비하 소재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2006년 개그콘서트가 틱 장애를 소재로 써 비판받고 코너를 없앤 적이 있는데, SNL이 폐지된 개그콘서트보다 후퇴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개그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쿠팡플레이 인스타그램

쿠팡플레이 인스타그램

논란이 확산하자 SNL 코리아 제작진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지난 12일 방송된 시즌 2 7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 중 베이징 올림픽 편파판정 이슈를 풍자하는 과정에서 제작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제작진은 "해당 영상은 삭제 조치했으며 본편에서도 삭제 반영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있어 소재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 즐거운 웃음을 드릴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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