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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원 할인, 무시하지 마라…입소문 난 '편의점 짠테크'

중앙일보

입력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김모(32)씨는 요즘 하루에 편의점을 세 번 방문할 때도 있다. 출근하면서 아침으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산다. 점심시간에는 아예 편의점에서 샐러드나 도시락으로 식사하거나 다른 음식점에서 식사한 후 커피를 사러 들른다. 퇴근 후에는 맥주나 간식거리를 산다.

김씨는 편의점을 방문할 때마다 소소한 할인 혜택을 활용한다. 예컨대 편의점 멤버십에 가입하고 받은 ‘2+1’ 쿠폰과 이동통신사 멤버십 할인 혜택을 더해 950원짜리 생수를 개당 520원에 사는 식이다. 김씨는 “횟수당 할인 금액은 몇백원에 불과하지만, 쌓이면 꽤 절약돼 할인 혜택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CU 앱인 '포켓CU'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BGF리테일]

CU 앱인 '포켓CU'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짠테크’(짜다+재테크)가 인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대형마트보다 집 앞 편의점을 찾는 MZ세대(1980년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늘면서 소액 할인이라도 꼼꼼히 챙겨서 알뜰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대표적인 할인 수단이 편의점 멤버십이다. BGF리테일은 ‘CU 구독 쿠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월 구독료를 내고 평소 자주 이용하는 품목을 정하면 한 달 내내 해당 품목을 할인받을 수 있다. 예컨대 월 구독료 2000원을 내고 ‘GET아메리카노’를 선택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30% 할인 쿠폰(1일 1회)이 발급된다. 매일 한잔씩 GET아메리카노(1200원)를 마시면 지출금이 3만6000원이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독료까지 2만7200원이다,

“월 구독료 내고 한달 내내 할인” 

지난달 이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배 늘었다. 커피‧햄버거 등 최근 업계 가격이 오른 품목이 인기다. 커피 구독구폰 이용자는 지난해 11월 대비 25.7% 늘었고 햄버거 구독쿠폰 판매량은 3배 증가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특정 상품을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단골’ 고객을 위해서 내놓은 서비스인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짠테크 방법으로 소문나면서 이용자가 확 늘었다”고 말했다.

GS리테일도 구독 서비스인 ‘더팝플러스’(THE POP+)를 선보이고 있다. 월 3990원을 내고 더팝플러스의 ‘한끼플러스’에 가입하면 베이커리인 브레디크를 비롯해 프레시푸드, 반찬거리 등 다양한 먹거리(월 15개)를 20% 할인받을 수 있다.

‘마감 할인’을 노리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라스트 오더’가 있다. 도시락‧삼각김밥‧우유 등 24개 품목 5000여 개 제품이 대상이다. 2020년 2월 시행 이후 2년간 160만개 제품이 라스트 오더로 팔렸는데 전체 매출이 60%를 20~30대가 차지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먹거리를 싸게 판매하는 세븐일레븐의 '라스트 오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유통기한이 임박한 먹거리를 싸게 판매하는 세븐일레븐의 '라스트 오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세븐일레븐 전체 매출의 15.9%를 라스트 오더가 차지했다. 영등포구(10.4%), 마포구(9,2%), 송파구(6.5%)에서도 라스크 오더가 인기를 끌었다. 이윤호 세븐일레븐 DT혁신팀장은 “편의점 먹거리에 익숙한 젊은 층이 합리적‧경제적 소비에 나서면서 라스트 오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뿐 아니라 가맹주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 경품 이벤트 참여자도 늘었다. CU 애플리케이션(앱)인 ‘포켓CU’에서 진행하는 룰렛 이벤트는 룰렛을 돌리기만 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가 7~3000포인트 지급된다. 하루에 한 번 이용할 수 있고 100% 당첨이다. 지난달 이 이벤트 이용자 수는 같은 기간 진행된 스타일러‧오디오같이 고가 경품이 걸린 이벤트보다 43.9% 많았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적은 금액이라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혜택 선호도가 높다”며 “고가의 경품보다 실속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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