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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관리 방만”금통위 지적/운용계획 수정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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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ㆍ4분기 총통화증가율 억제토록”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한은의 통화관리가 지나치게 방만하다고 지적,4ㆍ4분기중 총통화증가율을 낮추는등 통화운용계획의 수정을 요청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18일 본회의에서 한은의 4ㆍ4분기통화공급규모(4조7천억원) 및 총통화증가율(19%)을 보고 받고 『최근 물가가 불안한 시점에서 통화공급규모가 너무 크다』고 지적,4ㆍ4분기에는 올해 목표했던 총통화 증가율(15∼19%)이내에서 억제하도록 요구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통화공급축소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4ㆍ4분기의 통화공급규모를 최대한 축소해서 11월초에 열릴 목요본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금통위는 또 11월초 한은의 보고를 다시 받고 1,2차 추경등 정부부문의 팽창이 통화의 적정운용에 장애가 된다면 정부에 예산집행을 분산 시켜줄 것 등을 공식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 배수곤위원은 『현실적으로 통화관리가 어려운 점은 인정하나 통화관리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4ㆍ4분기의 총통화증가율을 낮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금통위의 요청에 따라 4ㆍ4분기 통화운용계획의 수정을 검토중인데 증시침체 및 수출부진에 따른 자금난,정부부문의 통화팽창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민간부문에 대한 통화긴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허한도 한은이사는 『금통위의 통화긴축요구강화는 어차피 올해 총통화증가율(연간 평잔기준)을 억제선(15∼19%)이내로 지키기가 어려운만큼 4ㆍ4분기라도 제대로 해달라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통화공급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여지를 찾아 추가적인 긴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물가불안 우려한 이례적 발언/“당국의 안정의지가 중요”지적(해설)
금통위가 한은이 마련,보고한 4ㆍ4분기중 총통화공급계획에 토를 달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현재 우리경제에서 물가불안이 가장 큰 현안으로 대두되어 있고 이같은 물가불안은 방만한 통화운용에 기인된바 크다는 일반의 시각이 금통위에도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총통화증가율은 당초 연간 평잔기준으로 15∼19%를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올들어 월별 총통화증가율은 9월 한달을 빼고는 20%를 훨씬 웃돌았다.
4ㆍ4분기 19%유지를 감안하면 연간 21%선이 예상되고 있다.
통화공급의 가장 큰 기준인 실질경제성장률이 예측치에서 크게 벗어났고 조절기능을 해온 통안채발행이 증시침체로 막혀버렸다는 구조적요인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한은이나 정부는 4ㆍ4분기의 총통화증가율 19%도 여간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지키기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말의 자금수요라는 기본구조에 두차례에 걸친 추경예산 4조8천억원이 이 기간중 집중적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이를 전제로 한다면 결국 통화긴축을 위해선 민간여신을 강력히 규제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지 않아도 회사채유통수익률이 19%대로 오르는 자금난의 상황에서 이 또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증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통안채를 강제 인수시킬만한 체력을 되찾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총통화공급은 경제활동을 원활히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그러나 일부 금통위원들의 지적대로 통화당국이 보다 확고한 「의지」를 가졌다면 이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은 올바르며 이같은 지적은 물가오름세가 크게 우려되는 현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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