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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포옹한 尹…25분뒤 그 빈소에 이재명이 깜짝 등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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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21일 앞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경쟁 무대가 16일 천안의 빈소로 옮겨졌다. 이날 두 후보는 전날 유세버스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 지역 선대위원장 B씨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천안의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잇따라 조문하고, 조문객을 맞이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회동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손평오 국민의당 논산 계룡 금산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빈소를 조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손평오 국민의당 논산 계룡 금산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빈소를 조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빈소를 먼저 찾은 것은 단일화 갈림길에 선 윤 후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숙연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현장에 있던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문을 마친 윤 후보를 안 후보가 맞이했고, 빈소에 마련된 식당 구석의 테이블로 이동해 약 2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빈소를 나선 윤 후보는 “함께 대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안 후보와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인간적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제가 힘이 되지 못하더라도 마음의 위로를 드렸다”며 “여러분이 추측하는 그런 것은 장소이니만큼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언급한 ‘그런 것’은 단일화를 뜻한다.  윤 후보는 또 “안 후보 사모님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해 계시는 상황이라 쾌유를 빌었다”고 덧붙였다. 조만간 다시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이 정도로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현장에 있던 양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끊김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두 후보가 고인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이야기 했고, 윤 후보는 안 후보 부인 김미경 여사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도 전했다”며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오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얼마나 황망하십니까"라고 거듭 물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또 말미에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 등 일상적인 대화도 짧게 나눴다고 한다. 다른 관계자는 “대화를 마치고 일어나면서 윤 후보가 안 후보쪽으로 다가가 포옹하듯이 다독였다”고 전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단일화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빈소 나선 뒤, 이재명 깜짝 방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 운동원 빈소에서 안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 운동원 빈소에서 안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 후보가 빈소를 나선 지 약 25분 뒤, 의외의 방문에 빈소가 술렁였다. 이재명 후보가 오후 9시 27분쯤 빈소를 찾았다. 현장에 있던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혹시 이 후보 측으로부터 공지를 받은 사람 있느냐”고 서로 물으며 놀랄 정도로 예고에 없던 방문이었다. 수행원도 없이 홀로 방문한 이 후보는 조문을 마치고, 안 후보와 독대한 뒤 약 20분 뒤 빈소를 나왔다.

이 후보는 안 후보와 대화를 했냐는 질문에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정치나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말을 아꼈다. 이 후보의 빈소 방문은 캠프 핵심 관계자들도 “우리도 전혀 몰랐던 깜짝 방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비공개로 이뤄졌다고 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캠프에 알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서 갔다. 무슨 말을 할 지 (내부와) 전혀 공유된 게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이 후보가 오는 건 우리도 전혀 몰랐다”며 “두 후보는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 없이 고인에 대한 이야기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천안 동남구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 B씨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천안 동남구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 B씨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후보가 자리를 뜨고 약 10분 뒤 안 후보도 빈소를 나섰다. 안 후보는 “(두 후보가) 위로의 말씀을 주셨다. 바쁜 선거 운동 중에 와주셔서 감사를 드린다”며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도 빈소를 찾을 거냐는 질문엔 “오겠다”고 답했다.

전날 천안의 국민의당 유세버스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유출 사고로 지역 선대위원장 B씨와 운전기사 A씨가 숨졌다. B씨의 장례는 이날 국민의당이 장례를 주관하는 ‘국민의당 장’으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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