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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위령탑 찾은 이재명 “정치보복 다시는 없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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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13일 독립운동가 강태선(99) 애국지사의 제주도 자택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13일 독립운동가 강태선(99) 애국지사의 제주도 자택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록일 행선지로 제주를 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맹폭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공원 위령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참혹한 보복의 현장에서 다시 보복을 생각하는 상황이 됐다. 정치보복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보복의 낡은 시대를 넘어,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썼다. 4·3 희생자를 기리는 현장에서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윤 후보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즉석연설에서도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이 국가 최고지도자가 돼 촛불도 엄단하고, 언론사도 마구 폐쇄하고, 5년짜리(대통령)가 감히 검찰에 겁도 없이 달려드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검찰국가가 되면 누구의 불행이겠냐”면서 윤 후보를 맹공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12일)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관련해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언론 인프라로 자리 잡는다면 공정성 문제가 없다”고 했고, 지난해 12월 29일 인터뷰에서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라고 말한 게 뒤늦게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어 “촛불집회도 처벌당하고 우리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건물 옥상에 숨어들어 유인물을 뿌려야 하는, 그런 비민주적인 국가, 폭압정치의 나라, 공안정치의 나라로 되돌아가고 싶으냐”고 했다. “국민의힘 전신 정권이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보복하는 바람에 그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안타까운 기억을 기억하느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후보가 있다”면서 고(故) 노 전 대통령까지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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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후보는 “엄정하게 수사해 처벌해도 부족할 판에 고위공직자, 사정권력자의 가족들이 주가조작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 그걸 방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다시 겨냥했다. 그는 “몇 년도 5월 이후엔 거래한 일이 없다 했는데 다른 계좌로 수없이 거래한 것이 드러나지 않았느냐. 그런데 (2차 TV) 토론에 국민 2000만 명이 보는 앞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국정을 정직하게 국민을 위해 할 수 있겠냐”라고도 했다.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도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어떻게 살인했는지 알고 있다”(위성곤), “임인년을 상징하는 한자가 화합과 통합이다. 화합과 통합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재명”(송재호)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2차 TV토론에서 ‘적폐 수사’ 등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후 ‘복수혈전’ ‘참혹한 보복’ ‘궤멸’ 등 한층 강한 톤으로 윤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 변화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뀌었다기보다는, 있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고 특히 정치보복과 공안정치를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국민의 불안함을 전달해 드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14일  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분향·헌화한 뒤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을 참배할 예정인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할 예정이라고 민주당이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10일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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