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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탄 어린이 車 배출가스에 엄마보다 더 많이 노출된다

중앙일보

입력

자전거-트레일러. 중앙포토

자전거-트레일러. 중앙포토

유모차에 탄 어린아이가 엄마보다 더 많은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전거-트레일러'를 대상으로 오염 노출 실험을 진행했지만, 이는 자전거에 유모차 매달고 다니는 셈이어서 실험 결과는 어른이 밀고 다니는 유모차의 경우에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영국 서리(Surrey) 대학교 글로벌 청정대기연구센터(GCARE) 연구팀은 최근 유해물질 관련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에 자전거(bike)-트레일러 속 어린이와 자전거를 타는 성인의 대기오염물질 노출 상황을 비교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성인보다 호흡이 빠르며, 호흡 높이, 즉 들이마시는 공기의 위치가 차량 배기관의 위치와 비슷한 수준(지면에서 ~1m)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영국 길퍼드(Guildford) 지역에서 2.1㎞ 구간을 총 82회(아침에 34회, 저녁에 48회, 총 176㎞ 거리)에 걸쳐 자전거-트레일러 운행하면서 자전거 운전자와 트레일러 속 어린이가 노출되는 상황을 가정해 오염도를 측정했다.
자전거 운전자의 노출은 1.7m 높이에 설치한 장치로, 트레일러 속 어린이 노출은 0.7m 높이에 설치한 장치로 측정했다.

자전거 트레일러와 호흡 높이. 자전거 타는 성인의 호흡 높이는 1.7m, 트레일러 속 어린이의 호흡 높이는 0.7m로 간주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 2022]

자전거 트레일러와 호흡 높이. 자전거 타는 성인의 호흡 높이는 1.7m, 트레일러 속 어린이의 호흡 높이는 0.7m로 간주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 2022]

측정 결과, 전체적으로 자전거-트레일러 높이에서 초미세먼지(PM2.5) 노출 농도는 성인 호흡 높이보다 평균 14% 더 높았다.

또, 트레일러에 커버를 씌웠을 때는 초미세먼지 노출 농도가 50%, 검뎅이(Black Carbon, BC)는 24%가 줄었다.

이번 실험에서 초미세먼지의 경우 교통량이 많은 오전이 오후보다 64%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지역사회가 봉쇄됐을 때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아침 시간 기준으로 91%, 검뎅이는 75% 줄어들기도 했다.

연구팀은 "자전거를 타는 성인보다 자전거 트레일러 속의 어린아이가 더 높은 농도의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인이 끄는 유모차의 경우도 차량 운행 많은 도로변을 지날 때나 차량과 가깝게 지나는 이면도로 등을 지날 때는 성인들보다 어린아이가 더 많은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모차에 커버를 씌울 필요도 있는 셈이다.

횡당보도를 건너고 있는 유모차를 미는 여성(※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횡당보도를 건너고 있는 유모차를 미는 여성(※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한편, 세계적으로 5세 미만의 어린이 사망에서 10명 중 1명은 실내·실외 공기 오염이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정하고 있고, 이 가운데 최대 20%는 실외 대기오염 탓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54만3000명이 실외 대기오염 탓에 조기 사망한 것으로 WHO는 추산했다.

어린이들은 조직과 폐, 면역계, 뇌, 호흡기 세포 등이 발달하는 단계여서 성인보다 오염물질에 더 취약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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