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에 탄 어린아이가 엄마보다 더 많은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전거-트레일러'를 대상으로 오염 노출 실험을 진행했지만, 이는 자전거에 유모차 매달고 다니는 셈이어서 실험 결과는 어른이 밀고 다니는 유모차의 경우에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영국 서리(Surrey) 대학교 글로벌 청정대기연구센터(GCARE) 연구팀은 최근 유해물질 관련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에 자전거(bike)-트레일러 속 어린이와 자전거를 타는 성인의 대기오염물질 노출 상황을 비교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성인보다 호흡이 빠르며, 호흡 높이, 즉 들이마시는 공기의 위치가 차량 배기관의 위치와 비슷한 수준(지면에서 ~1m)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영국 길퍼드(Guildford) 지역에서 2.1㎞ 구간을 총 82회(아침에 34회, 저녁에 48회, 총 176㎞ 거리)에 걸쳐 자전거-트레일러 운행하면서 자전거 운전자와 트레일러 속 어린이가 노출되는 상황을 가정해 오염도를 측정했다.
자전거 운전자의 노출은 1.7m 높이에 설치한 장치로, 트레일러 속 어린이 노출은 0.7m 높이에 설치한 장치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전체적으로 자전거-트레일러 높이에서 초미세먼지(PM2.5) 노출 농도는 성인 호흡 높이보다 평균 14% 더 높았다.
또, 트레일러에 커버를 씌웠을 때는 초미세먼지 노출 농도가 50%, 검뎅이(Black Carbon, BC)는 24%가 줄었다.
이번 실험에서 초미세먼지의 경우 교통량이 많은 오전이 오후보다 64%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지역사회가 봉쇄됐을 때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아침 시간 기준으로 91%, 검뎅이는 75% 줄어들기도 했다.
연구팀은 "자전거를 타는 성인보다 자전거 트레일러 속의 어린아이가 더 높은 농도의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인이 끄는 유모차의 경우도 차량 운행 많은 도로변을 지날 때나 차량과 가깝게 지나는 이면도로 등을 지날 때는 성인들보다 어린아이가 더 많은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모차에 커버를 씌울 필요도 있는 셈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5세 미만의 어린이 사망에서 10명 중 1명은 실내·실외 공기 오염이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정하고 있고, 이 가운데 최대 20%는 실외 대기오염 탓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54만3000명이 실외 대기오염 탓에 조기 사망한 것으로 WHO는 추산했다.
어린이들은 조직과 폐, 면역계, 뇌, 호흡기 세포 등이 발달하는 단계여서 성인보다 오염물질에 더 취약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