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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카카오 남궁훈의 연봉·인센티브 포기 배수진, 주가 15만원 만들까?

중앙일보

입력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다음 달 카카오 대표 취임 예정인 남궁훈 내정자가 “주가가 15만 원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며 책임 경영 의지를 밝혔다.

무슨 일이야?

10일 카카오에 따르면 남궁훈 내정자는 사내 게시판에 카카오 주가 15만원 회복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자신의 보상과 관련한 약속을 공개했다.

● 남궁훈 내정자가 카카오 직원(크루)에게 약속한 건 크게 2가지.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를 보류하고 최저임금만 받겠다는 것과 대표 이사에게 스톡옵션 부여시 행사가를 15만원 아래로 설정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이 경우 남궁 내정자가 받는 연봉은 약 2300만원 수준(최저임금 환산). 작년 상반기 카카오게임즈 대표로 상반기에 받은 18억 4700만원(급여·상여 포함)의 1.3%에 불과하다.
● 이번 발표는 남궁 내정자와 카카오 직원 간 소통에서 나왔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달 20일 차기 대표로 내정된 후 카카오 직원 게시판(아지트)에 관련 포부를 담은 글을 올렸다. 여기에 크루들이 장문의 댓글을 달았고 남궁 내정자는 다음날 게시판 내 직접 소통 채널을 개설했다. 이날 하루에만 1000개가 넘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내부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남궁 내정자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날 뜨거운 열정과 애정의 온기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고 동기 부여가 됐다”며 “카카오에 좀 더 마음과 의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브라이언(김범수 의장)과 상의해 주가 15만원 회복이란 목표를 잡게 됐다”고 했다.

왜 중요해?

카카오가 ‘메타버스’나 ‘글로벌’ 같은 미래목표 대신 소액주주와 사회에 현실적으로 와 닿는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주가 15만원 : 주가 15만원은 카카오의 9일 종가(8만 6100원)의 두배 가까운 목표치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13만원(SK증권)보다도 2만원이나 높다. 200만 소액주주 마음을 돌리기 위해 확실한 카드를 꺼낸 것. 남궁 내정자는 “심플한 키워드로 크루, 사회, 주주에게 의지를 보여주기로 했다”며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제 의지와 목표의식을 공유하는데 쉽고 명료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일자리 2만개 : 앞서 9일에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김부겸 총리를 만나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2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삼성, 현대차 같은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선 첫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이다. 특히 카카오공동체가 1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게 주목할 부분. 현재 1만 3000명 수준인 카카오공동체 고용을 2배 가까이 확대하겠단 강한 의지다.

9일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김범수 카카오이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김범수 카카오이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수진이 신뢰회복 이끌까?

남궁 내정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카카오의 대표이사로서 스스로 배수진을 치고, 다시 우리 카카오가 사회·주주·크루 여러분들께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카카오 내부에선 남궁 대표 내정자의 책임 경영 의지에 공감하는 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표 내정자와 소통 채널에 수천건의 글이 올라오고 솔직한 의견과 제안이 이뤄지며 기대감을 가지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들의 행사가가 22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어 확실한 경영성과를 보여줘야 리더십이 공고해질 전망.
● 200만 소액 주주신뢰 회복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집단 스톡옵션 매각 이후, 대표 내정자 교체와 카카오페이 임원진 사퇴, 임원 주식 매도 가이드라인 마련 등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주가는 계속 하락해왔다. 김범수 의장도 사내 게시판에 "최근 카카오는 오랫동안 쌓아오던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며 "회복방안을 거듭 고민하고 있다"고 할 정도. 올해 초 11만 4500원(1월 3일)이던 주가는 지난달 27일 8만 2600원까지 28%나 하락했다. 남궁 내정자의 책임 경영선언이 나온 10일 오전 주가가 2.5% 이상 오르는 중. 카카오가 11일 4분기 실적발표로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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