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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참 독특한 사람…이낙연 복귀 배 아팠나" 與서도 곤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9월 민주당 경선 도중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시 이낙연 후보와 추미애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민주당 경선 도중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시 이낙연 후보와 추미애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강경파들의 돌출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등판 첫날 그를 공개 저격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페이스북 글 삭제 소동이 계기다.

10일 복수의 선대위 인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전날(9일) 오후 비공개 본부장급 회의 시작 전에 “내가 추 전 장관에게 직접 연락해 페이스북 글 삭제를 요청하겠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추 전 장관이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비리 범인으로 몰았던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이 위원장을 비판한 게 부적절하다는 데 내부 의견이 모인 결과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회의에 온 이낙연 위원장이 ‘내가 온 첫날부터 이러면 어떻게 하나’라고 운을 뗐지만, 우상호 총괄본부장이 곧바로 ‘선배, 그거 글 내리기로 후보랑 얘기가 다 됐다’고 수습해 더 큰 문제 제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우 본부장은 통화에서 “후보가 곧바로 (삭제 요청) 결정을 내려서 (잡음 없이) 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SNL코리아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쿠팡플레이 유튜브 캡처]

지난달 SNL코리아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쿠팡플레이 유튜브 캡처]

하지만 이날까지도 당내에는 추 전 장관 페이스북 글의 여진이 이어졌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경선 끝난 지 한참 된 마당에 왜 재 뿌리는 글을 썼는지 그 의도를 모르겠다”면서 “추 전 장관은 참 독특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위원장이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복귀하는 걸 보니 배가 아파 그런 것”(서울 중진)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추미애 대표님, 대선 승리를 위해 조금 더 마음을 헤아려달라”며 “지금은 경선 과정의 잘잘못을 헤집기보다는 지지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달래고 함께 뭉칠 때”라고 적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중도 확장·친문 부동층 결집을 노리고 띄운 ‘이낙연 카드’가 자칫 제 효과를 다 발휘하지 못할까 우려하는 기류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원톱으로 모셔 이제 우승팀으로 가는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그의 강점인 신뢰와 안정감이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이 위원장을 추켜세웠다.

이 위원장은 이날 후보 직속 특임본부장-조직본부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이 거의 본능적으로 짚어내는 것은 정치인이나 정치집단의 오만과 무능이다. 국민의 그런 안테나에 한 번 잡히면 빠져나오기가 몹시 어렵다”고 전날에 이어 “겸손과 유능”을 강조했다.

같은 시각 추 전 장관은 “내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릴 일이 있겠느냐”는 윤 후보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윤적윤(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윤 후보 검찰총장 시절 상대 진영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비난하며 만든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논리를 그대로 윤 후보에 끌어다 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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