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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고 싶은 마음에…미신 믿고 이마에 못 박은 파키스탄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파키스탄의 한 임산부가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에 이마에 못을 박았다. 사진은 해당 여성의 X레이 사진. [BBC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의 한 임산부가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에 이마에 못을 박았다. 사진은 해당 여성의 X레이 사진. [BBC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의 한 임신부가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에 미신을 믿고 자기 이마에 못을 박았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 여성이 치료를 받았던 파키스탄 북동부 페샤와르의 병원 소속 의사인 하이다르 칸 박사를 통해 사연을 소개했다.

슬하에 세 명의 딸을 둔 이 여성은 넷째가 아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종교적 미신을 믿고 이마에 못을 박았다. 이후 엄청난 고통에 펜치로 못을 빼내려다가 여의치 않자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머리를 촬영한 엑스레이를 보면, 약 5cm가량의 못이 이마 윗부분을 뚫고 들어갔다. 다행히도 뇌는 비껴갔다.

못 제거 수술을 집도한 칸은 "해당 여성은 당시 완전히 의식이 있었지만,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며 망치나 다른 무거운 도구로 못을 내려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여성의 남편이 넷째도 또 딸을 낳으면 떠나겠다고 위협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처음에 신앙치료사의 조언대로 스스로 머리에 못을 박았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신앙치료사가 직접 나서서 못질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무슬림이 다수인 파키스탄 전역에서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교 관습을 토대로 이런 미신 행위를 일삼는 신앙치료사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신앙치료란 질병이나 신체 이상을 치료하는 데 종교적 신앙을 접목하는 행위다.

이어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아들보다 딸이 추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페샤와르 경찰은 이번 일을 벌인 신앙치료사의 신상 정보를 얻기 위해 앞서 퇴원한 여성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압바스 아흐산 페샤와르 경찰서장은 "병원 측으로부터 CCTV 영상을 확보했고, 이 여성과 빠른 시일 내 연락이 닿길 바란다"면서 "곧 신앙치료사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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