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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없이 국제선 타나…정맥·얼굴인식, 코로나에 확 번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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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대한항공이 8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 항공편을 대상으로 손바닥 정맥으로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바이오 셀프보딩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8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 항공편을 대상으로 손바닥 정맥으로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바이오 셀프보딩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대한항공]

여권 확인 없이 비행기에 올라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날이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권·주민등록증 등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체정보만으로 공항에서 신원을 인증해 비행기에 바로 탑승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 항공편을 대상으로 바이오 셀프보딩 서비스를 시작했다. 승객의 손바닥 정맥 생체정보만으로 항공기를 탑승하는 서비스로 국내 항공사에선 최초로 도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탑승구에서 승객이 종이 또는 모바일 탑승권을 꺼내 바코드를 일일이 스캔할 필요 없이 기기에 자신의 손바닥만 대면 신원 및 탑승권 정보 확인이 즉시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손바닥 정맥 생체정보는 도용과 복제가 어려워 신원 확인용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바이오 셀프보딩 서비스를 도입하면 항공기 탑승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셀프보딩 서비스는 만 7세 이상 국민만 이용할 수 있다. 사전에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층에 있는 바이오 인증 셀프 등록대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뒤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거쳐 손바닥 정맥을 등록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8월 한국공항공사와 협력을 맺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5개 탑승구 서비스를 거쳐 연내 김포공항 국내선 전체 탑승구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8월부터는 김해공항에서도 동일한 서비스에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의 바이오 탑승 서비스. 스캐너에 손바닥을 대면 개인별 손바닥 정맥 정보로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의 바이오 탑승 서비스. 스캐너에 손바닥을 대면 개인별 손바닥 정맥 정보로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이에 앞서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8년 탑승객 신원 확인을 목적으로 생체정보 활용 탑승 수속 간소화 서비스(손바닥 정맥 패스)를 김포공항 등에 도입했다. 올해 초 기준으로 손바닥 정맥 패스 이용자는 188만명에 달한다. 이 서비스는 탑승지역에 들어가기 위한 보안검색대 통과시에 활용됐다. 항공기에 오르려면 항공권 확인을 거쳐야 했다. 이번 대한항공의 바이오 셀프보딩은 공항공사와의 협업으로 손바닥 정맥 패스를 항공기 보딩으로 확장한 것이다.

생체정보를 통한 신원 인증은 글로벌 항공 업계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흐름은 여권 전자칩에 저장된 사진 등을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이다. 사진 속 얼굴과 탑승객의 실제 얼굴을 대조해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23년부터 도입할 스마트패스 서비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신원을 인증한다.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받을 때 얼굴을 촬영하면 보안검색장 진입과 항공기 탑승 전 신원 확인 절차가 생략된다. 출국장 입구와 항공기 탑승구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신원을 확인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1·2 여객터미널에 스마트패스 시범 서비스를 도입하고 2024년부터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해 11월 얼굴 인식으로 수화물 검사와 탑승 수속을 끝낼 수 있는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사진 델타항공]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해 11월 얼굴 인식으로 수화물 검사와 탑승 수속을 끝낼 수 있는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사진 델타항공]

신체정보를 통한 신원 인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에 맞물려 AI를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서다.

미국 뉴욕과 애틀랜타 등 주요 공항에서는 얼굴 인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원아이디(one ID)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공항과 법무부, 항공사 등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신원확인 절차를 얼굴 인식으로 통합해 신원 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미 델타항공은 지난해 11월 얼굴 인식만으로 수화물 검사와 탑승 수속을 마칠 수 있는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정태경 한림대 인공지능융합학부 교수는 “신체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 신원 확인이 가능한 수준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다”며 “프라이버시 우려만 없다면 다양한 신체정보를 통한 신원 확인은 현재 기술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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