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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기 싫어 손바닥 인증···'언택트 공항' 빨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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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18일 김포공항 이용객이 마스크를 쓴 채로 바이오 탑승 서비스를 이용해 출발장에 들어가고 있다. 곽재민 기자

지난 18일 김포공항 이용객이 마스크를 쓴 채로 바이오 탑승 서비스를 이용해 출발장에 들어가고 있다. 곽재민 기자

지난 18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3층 출발장. 출발장 한편에 마련된 바이오 정보(손바닥 정맥) 등록 서비스 센터 앞엔 손바닥 정맥 정보를 등록하려는 여행객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국내선 ‘바이오 탑승’ 본격화 #지문과 달리 기기 접촉 안해도 돼 #손바닥 정맥인증 이용률 작년 2배 #연내 신분증 없이 탑승도 추진 #모바일 탑승 서비스 이용도 급증

이날 부산행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 김 모(43ㆍ서울 광진구)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처음 비행기를 타는데 출발장에서 대면 신분 확인을 하면 마스크를 벗고 얼굴 확인까지 하는 등 불필요한 접촉이 생긴다”면서 “손바닥 정맥 등록을 하면 신분증 검사나 얼굴 확인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서비스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손바닥 정맥 등록을 해놓고 잦은 제주도 출장에서 이용한다는 안 모(35)씨는 “전용 보안검색대를 이용해서 승객 간 동선이 분리되고, 줄을 서지 않아 빠른 탑승 수속이 가능해 지난해 등록을 했다”며 “지문과 달리 기기 접촉을 하지 않고, 손바닥을 센서에 근접시켜 본인을 인증하는 비접촉 방식이라 코로나 19 이후 더 안심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포공항의 바이오 탑승 서비스. 스캐너에 손바닥을 대면 개인별 손바닥 정맥 정보로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의 바이오 탑승 서비스. 스캐너에 손바닥을 대면 개인별 손바닥 정맥 정보로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올해 들어 바이오·모바일 탑승 서비스 이용객 급증 

코로나19 장기화가 '언택트(Untactㆍ비대면) 공항을 가속하고 있다. 감염 우려로 안전하게 공항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바이오ㆍ모바일 탑승 서비스 이용객도 급증하는 추세다.

중앙일보가 분석한 한국공항공사의 바이오 탑승 서비스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선 바이오 탑승 서비스 이용객은 295만 1308명으로 국내선 출발 여객(전체 3270만 2726명)의 이용률은 9.0%에 머물렀다. 그러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4월 바이오 탑승 서비스 이용객이 111만 6388명을 넘어서면서 17.1%의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김포공항 바이오 탑승 서비스 전용 출발장. 곽재민 기자

김포공항 바이오 탑승 서비스 전용 출발장. 곽재민 기자

손바닥 정맥, 위변조 어렵고 위생 만족도 높아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부터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에 손바닥 정맥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손바닥 정맥 인증 시스템은 스캐너에 손바닥을 대면 개인별 손바닥 정맥 정보로 본인 인증을 대신한다.

사람마다 고유한 손바닥 정맥 모양을 가지고 있어 신분확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유출이나 위·변조가 어려워 보안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지문과 달리 기기 접촉이 필요 없어 사용자의 위생 만족도가 높으며 습도나 기온의 영향도 덜 받는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금융결제원과 금융권 바이오 정보 공동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회사(은행, 카드사 등)에 손바닥 정맥을 등록한 여객이 국내 공항에서 신분증 없이 국내선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금융 회사에 바이오 정보 활용 등록을 한 사람은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금융회사의 약관 개정과 고객 개별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올해 안에 한국공항공사와 금융회사의 바이오 정보 공동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포공항 이용객이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에서 모바일 탑승 수속을 하는 모습.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이용객이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에서 모바일 탑승 수속을 하는 모습. 사진 한국공항공사

모바일 탑승권으로 수속 카운터 긴 줄 피하기도 

모바일 탑승 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모바일 탑승서비스 이용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선 모바일 탑승 서비스 이용객은 560만 3513명으로 전체 중 17.1%의 이용률을 기록했다. 올 1~4월 모바일 탑승 서비스 이용객은 177만 1742명으로 이용률(27.1%)은 전년 대비 10%p 늘었다.

김포공항 국내선 이용객이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해 출발장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국내선 이용객이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해 출발장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국내선은 출발 24시간 전부터 30분 전까지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하다. 체크인을 마치면 모바일 탑승권을 준다. 이 탑승권을 소지한 공항 이용객은 수속 카운터를 이용할 필요 없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출발장으로 바로 가면 된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전하고 편리한 항공기 여행에 대한 니즈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등록된 바이오 정보를 공항 내 신분 확인뿐만 아니라 면세점 이용, 환전, 식음료시설 등의 이용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있는 생체정보 셀프 사전등록 시스템.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있는 생체정보 셀프 사전등록 시스템. 사진 한국공항공사

제주항공, 셀프 바코드 인식 제도 도입 

한편 국적 항공사도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문화 확산을 위해 ‘셀프 바코드 인식’이나 좌석 위치별 순차 탑승‘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3일부터 국내선 공항에 셀프 바코드 인식 제도를 도입했다. 종전엔 탑승 게이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탑승객의 항공권을 받아 바코드를 인식했다. 이젠 직원과 탑승객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탑승객이 직접 바코드 인식기에 항공권을 대서 인식하게 하도록 제도를 변경한 것이다.

3일 서울 김포공항 제주항공 탑승구에서 탑승객이 바코드 인식판에 항공권을 직접 인식하고 있다.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승객의 셀프 바코드 인식과 좌석 위치별 순차 탑승 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3일 서울 김포공항 제주항공 탑승구에서 탑승객이 바코드 인식판에 항공권을 직접 인식하고 있다.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승객의 셀프 바코드 인식과 좌석 위치별 순차 탑승 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항공기 탑승도 거리 두기…좌석 위치별 탑승 순서 엄격 구분 

항공기 탑승 과정에서도 거리 두기가 적용된다. 탑승 시 승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좌석 위치별 탑승 순서도 엄격하게 구분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이용 시 고객의 접촉 불안을 최소화하도록 셀프 탑승권 인식이나 좌석 위치별 탑승순서 조정 등을 추진하게 됐다“며 ”생활 속 거리 두기 정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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