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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 난청 성인병 많은 40대에서 빈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과거에 이렇다 할 귀 질환이 없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한쪽 귀 혹은 양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을 호소하는 환자수가 증가해 소음성 난청과 더불어 문명사회에 있어서 귀의 난치병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더구나 돌발성 난청은 각종 성인병이 시작되는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이명(귀 울림)과 현기증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회복되지 않는 수가 많아 예방과 치료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세대 의대 김희남 교수(이비인후과)는『돌발성 난청환자가 과거에 비해 20%정도 증가했으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일측성 난청환자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돌발성 난청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김 교수는『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 알레르기, 혈관 및 대사장애, 지나친 정신적 고민 등에 따른 내이의 혈관과 순환장애 등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어『난청의 종류에는 ▲노인성 난청 ▲중이염으로 인한 난청 ▲소음성 난청 등 이 있으며 돌발성 난청은 소음성 난청과 더불어 문명사회성질환 중 하나』라고 했다.
고려병원의 박남미 전문의(이비인후과) 도 내 원하는 돌발성 난청환자가 3∼4년 전에 비해 10∼20% 증가했다』고 밝히고『돌발성 난청은 감기나 몸살 등을 심하게 앓고 난 뒤 돌발적으로 찾아오므로 평소 과로하지 말고 감염에 주의해 몸의 면역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카톨릭의대 서병도 교수(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팀이 최근 60명의 돌발성 난청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세미만 3% ▲10대 17% ▲20대 l2% ▲30대 20% ▲40대 27% ▲50대 이상 21%의 분포를 보여 40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난청은 귀의 청력(듣는 능력)정도에 따라 일반적으로 ▲경도난청(26∼40db) ▲중등도 난청(41∼55db) ▲중등고도난청(55∼75db) ▲고도난청(75∼90db)등으로 나뉘고 있다.
즉 일반 정상인은 1∼25db의 소리(작은 소리의 속삭임)까지 들을 수 있으나 경도난청은 약간 큰소리의 대화(26∼40db) 라야 들을 수 있고 고도난청이 되면 대형버스가 지나가는 적도의 시끄러운 소리인 90db이상이라야 들을 수 있는 정도다.
서 교수는『한쪽 귀에만 발생한 일측성 난청이 95%로 전체환자 중 88%는 귓속이 울리는 이명 감을 호소했으며 38%는 난청과 함께 현기증이 동반돼 다른 질환까지 유발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의 발생원인에 대해 서 교수는 바이러스와 혈관장애 외에도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당뇨병 등 성인병질환과 정신적·육체적 과로 등에 의한 자가면역질환 등을 들었다.
돌발성 난청은 24∼72시간에 걸쳐 빠르고 갑자기 진행하는 것이 특징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의 근래 발생빈도는 10만 명 당 11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고도문명사회화 될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일단 발생했다 하면 즉시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조기 치료하는 것이 증세의 발전을 막는 지름길이다.
실제로 서 교수 팀은『발병3일 이내에 찾아온 환자의 경우 치료 후 청력회복 율이 67%이었으나 4∼10일 뒤에 온 환자는 62%로 떨어졌고 한 달이 지난 뒤 온 환자에게서는 거의 청력회복효과를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더구나 치료에 따른 회복 율을 조사한 결과『환자 중 38%가 완전회복, 25%는 부분회복을 보였으나 37%는 차도가 없어 예방과 치료를 소홀히 하다가는 자칫 영구성 난청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서 교수는 강조했다.<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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