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첫 대선 TV토론 감상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심상정 정의당(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2022.2.3/뉴스1

심상정 정의당(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2022.2.3/뉴스1

1. 대선후보 TV토론이 3일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모두 4명의 후보가 출연해 2시간 동안 스탠딩 언쟁을 벌였습니다. 이재명은 달변이나 노회했고, 윤석열은 어눌했지만 선방했고, 안철수는 박식하지만 답답했고, 심상정은 분명했지만 안타까웠습니다.

2. 아쉬운 점은..엄격한 토론방식을 적용하다보니 답답한 대목이 많았습니다.
2시간이라지만 주제별로 20분씩 나누고, 다시 4명의 토론자가 5분씩 나눈 다음, 그 시간안에 다른 3명에게 질문하는 형식이다 보니..1대1 토론이 길어봐야 5분을 넘지 않고 끊어졌습니다.

3. 반면 주제는 부동산, 외교안보, 일자리와 같은 복잡한 대형이슈들이었습니다.

후보들은 나름 차별화 한다고 애를 썼지만..제대로 설명과 주장을 하기도 전에 시간이 끝나버립니다. 정의당 심상정은 분명히 다른 목소리를 냈지만 다른 후보들의 경우 차이가 모호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4. 후보들의 몸조심도 토론의 효과를 반감시켰습니다.

좋게 보자면 점잖은 태도, 고품격 정책토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밋밋했습니다.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토론하기보다는 ‘말실수 할까’조심스러워하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내가 MB아바타입니까’라는 발언으로 큰 손해를 봤던..반면교사 탓인가 봅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의 토론을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접촉이 제한된 상황이기에 TV토론의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IT시대를 맞아 각종 홍보동영상은 흘러 넘치지만 일방적인 주장과 요란한 포장으로 현혹되기 쉽습니다. 이와 달리 후보들이 직접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유권자들의 관심과 관여를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유권자 입장에선 다다익선입니다.

6.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TV토론 3회를 법적으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올해 법정 TV토론은 2월 21일, 25일, 3월 2일로 예정돼있습니다.
반면 후보들은 부담스러워합니다. 토론하자면서도 막상 합의가 잘 되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법정토론 3번 외에 더 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7. TV토론에 대한 기대감도 높습니다.
지난달말 서던포스트 조사에서 유권자의 75.6% ‘TV토론이 후보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31.6%는 ‘토론을 보고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무리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지만, 그나마 나은 후보를 골라내려면 남은 TV토론 열심히 봐야겠습니다.
〈칼럼니스트〉
202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