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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연가스 16% 급등…우크라 사태에 글로벌에너지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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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2일(현지시간) 하루 16%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운이 고조되며 상승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미국 중서부에 한파가 휘몰아치자 더 뛰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16% 급등한 100만 BTU(영국 열량 단위) 당 5.5달러(약 66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12월 30일 3달러 56센트까지 하락한 이후 한 달여 만에 55% 오른 가격이다.

국제유가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06달러(0.07%) 오른 배럴당 88.26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4년 10월 이래 최고치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75달러대에서 88달러대로 17%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원유를 증산하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오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잠재적인 공급 차질이 겹치면서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 중 러시아에서 40% 수입하는 유럽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보다 5배 뛰었다.

BBC와 블룸버그 통신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각국 경제를 곤경에 빠뜨리는 가운데 유럽 정부가 대책 마련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영국인 10명 중 1명은 난방과 전기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영국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연료비 지원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휘발유 가격 인하를 위해 시장에 개입했으며, 580만명의 저소득 가구에 100유로(약 13만6000원) 상당의 ‘에너지 수표’를 우편으로 보냈다.

덴마크 정부도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에너지 요금이 20~200% 오를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덴마크 에너지 당국은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가격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국민 44만명에게 관련 비용을 일부 보전해주기로 했다. 지원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한편 미국은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와 접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유럽의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아시아의 주요 천연가스 수입국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방안을 타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중·일 정부는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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