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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접종은 좀"…하루 7만 쏟아져도 부스터샷 꺼리는 일본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7만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3차 코로나19 백신(부스터샷) 접종률은 겨우 2.3%에 머물고 있어 일본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1일 일본 도쿄메디컬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일 일본 도쿄메디컬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26일 일본 전국에서 7만 163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전날 6만 2598명에 이어 이틀 연속 최다 일일 감염자 수를 경신했다. 도쿄(東京)도 1만4086명을 비롯해 오사카(大阪)부(9813명), 홋카이도(北海道·2091명) 등에서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왔다.

26일 이전 일주일간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7만9650명 발생해 한 달 전 일주일과 비교했을 때 약 207배 증가했다. 감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전체의 97%를 넘어서면서 확산의 끝이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감염자 폭증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꼽히는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총리 관저에 따르면 26일 기준 부스터샷 접종률은 2.3%(289만2327명)에 그쳤다. 1차 백신 접종률은 80.0%, 2차 접종률은 78.7%였다.

"현재로선 오미크론 억제 힘들어" 

일본 정부는 당초 1월 말까지 의료관계자·고령자 등 약 1470만명의 접종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상자 중 실제 접종을 마친 비율은 16%에 불과하다. 후생노동성 코로나19 분과회는 26일 회의를 열어 오미크론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분과회 멤버인 와키타 다카지(脇田隆字)국립감염증 연구소장은 "현재로써는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억제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26일 저녁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중심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26일 저녁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중심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부스터샷 접종이 늦어지는 이유는 정부의 접종 간격 단축 방침에 지자체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아사히신문은 17일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부스터샷 접종 시기를 '2차 접종 후 8개월 이후'로 잡았다가 오미크론 시중감염이 확산하자 '2차 접종 후 6개월'로 급히 단축했다. 하지만 당초 8개월을 기준으로 준비한 지자체들은 아직 대상자들에게 접종권을 발송하지 못한 상태다.

또 하나의 큰 이유는 '교차 접종' 기피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대부분이 화이자 백신으로 1·2회 접종을 받았다. 일본 정부가 현재 확보한 부스터샷용 백신은 60%가 모더나 백신이다. 현재 부스터샷 접종 대상자인 고령층이 1·2 차와 다른 백신을 맞는 '교차 접종'을 꺼리면서 접종률은 오르지 않고 있다. 또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보다 접종 후 두통이나 발열 등 부작용이 심하다는 조사도 있어 모더나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도 많은 상황이다.

결국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모더나 접종'을 독려하고 나섰다. 기시다 총리는 24일 "3차 접종으로 모더나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면서 교차 접종의 안전성이 영국 연구 등에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26일 밤에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감염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방법은 백신 3차 접종"이라며 "모더나 백신이라면 장기간 기다리지 않고 접종받을 수 있는 곳도 많다. 국민 여러분은 (백신) 접종권이 도착했다면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백신의 종류보다도 속도를 우선해 3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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