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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인가받은 '한국판 미네르바大'…태재대학교, 내년 문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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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숙사에서 온라인 토론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 미네르바스쿨 캡처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숙사에서 온라인 토론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 미네르바스쿨 캡처

'한국판 미네르바대'로 불리는 태재대학교가 이르면 올 하반기 첫 신입생을 모집하고 내년 3월 개교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25일 태재학원이 제출한 법인 설립, 태재대학교 설립 계획에 대한 인가를 전날 내줬다고 밝혔다. 태재대학교는 늦어도 올 하반기 중엔 최종 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교가 가시화된 태재대학교는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설립을 추진해 온 대학이다.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태재대학교설립준비위원회가 지난해 10월 4년제 사이버대학 설립 심사를 교육부에 신청해 심의를 받아왔다. 국내 4년제 대학이 설립 인가를 받은 건 2011년 건양사이버대학교 이후 11년 만이다.

이 대학의 모델은 2012년 벤처 기업가 벤 넬슨이 세운 '미네르바 스쿨'이다. 미네르바 스쿨은 도서관·체육관 등 캠퍼스가 따로 없다. 학생들은 미국·중국·일본 등 세계 각국을 돌며 기숙사 생활을 하고 100% 온라인 수업에만 참여한다.

각국 기업이나 비영리단체들과 협업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게 미네르바스쿨만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출퇴근 교통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는 식이다. 2019년엔 이곳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해 카카오의 공익법인인 카카오임팩트와 블록체인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미네르바 스쿨은 역사가 짧지만, 졸업생들이 구글·애플 등에 입사하거나 창업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해마다 전체 지원자 중 1~2%만 합격할 만큼 경쟁률도 높다. 지난해엔 신입생 200명을 뽑는데 180개국 2만5000여명이 지원했다.

2개 국어, 컴퓨터 언어 배워…절반은 장학금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이 2017년 12월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회의실에서 에누마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유롭게 회의를 나누고 있다. 우상조 기자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이 2017년 12월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회의실에서 에누마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유롭게 회의를 나누고 있다. 우상조 기자

새로 설립될 태재대학교도 미네르바 스쿨과 비슷한 체제로 간다. '소수정예' 운영 원칙에 따라 매년 신입생은 200명까지만 뽑을 계획이다. 한국인 100명, 외국인 100명씩이다. 교수는 국내·외에서 약 4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들 역시 전 세계로 흩어져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학비는 국내 사립 대학과 비슷한 수준인 연간 1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재학생 절반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신입생 선발 단계에선 3단계 심층 면접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평가한다.

태재대학 설립을 추진해온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중앙포토

태재대학 설립을 추진해온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중앙포토

태재대학 측은 학생들이 들어오면 4년간 제2외국어 2개와 컴퓨터 언어를 익히도록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수업은 모두 영어로 이뤄진다. 영어가 부족한 학생은 입학 후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설립 작업엔 전직 장관·총장 등 굵직한 교육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전 포스텍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구자문 전 선문대 부총장, 노정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김용직 케이씨엘 변호사가 이사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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