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폭파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최근 차량 통행 포착"

중앙일보

입력 2022.01.24 11:22

업데이트 2022.01.24 11:37

북한이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의 폐쇄를 위해 4갱도에 폭발물을 설치한 모습. 4번갱도는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은 갱도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와 지휘소 시설 등을 폭파했다. [뉴스1]

북한이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의 폐쇄를 위해 4갱도에 폭발물을 설치한 모습. 4번갱도는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은 갱도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와 지휘소 시설 등을 폭파했다.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8기 6차)에서 핵 실험ㆍ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북한이 2018년 5월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8년에 폭파한 것으로 선전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여전히 점검하며 유지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밝혔다.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인 하이노넨 전 총장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차량 통행과 제설 작업 동향이 포착됐다”며 “최근 몇 년간 현장 모습과 2019년 이전 촬영된 사진을 비교할 때 유지관리 움직임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폐기됐다면) 이렇게 지속적인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갱도들이 있고 폭파한 갱도 입구 대신 새로운 입구를 뚫어 이들 갱도로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정책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도 VOA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내부까지 폭파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인지 의문”이라며 “입구만 폭파된 것이라면 몇 주나 몇 달 안에 다시 파헤쳐 핵실험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계리 만탑산에는 4개의 핵실험용 갱도가 있는데, 북한은 이 가운데 1ㆍ2번 갱도에서 핵실험을 진행했다. 아직 사용한 적이 없는 3, 4번 갱도는 2018년 5월 출입구를 폭파했지만 ‘약간’의 공사를 거치면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2020년 9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갱도의 입구만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한 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또 2006년부터 풍계리에서 6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충격이 누적돼 지각 구조에 변형이 생겼고 이후 자연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에도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북 길주군 일대에서는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추가 핵실험의 필요성이 없거나, 기존 처럼 폭발력이 큰 핵실험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에 나선다면 무력 시위 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ㆍ에이테큼스(KN-24) 등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탑재 가능한 소형화를 위한 차원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선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핵실험장 일대의 활동 상황을 일부러 위성에 찍히도록 공개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외교소식통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추가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파급력 측면에서 핵실험이라는 단어가 주는 임팩트 때문에 북한이 여러 가지 기만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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