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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3주년 청주 금천고 스포츠 명문 "우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국 남자수영의 대들보로 우뚝 자란 지상준(금천고 2)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청주 금천고가 이번 전국체전을 통해 또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충북이 차지한 14개의 금메달 중 금천고 선수들이 8개나 휩쓸어 가자 체전참가 체육인들은『도대체 금천고가 어떤 학교냐』며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금천고가 문을 연 것은 지난 88년 봄으로 올해로 개교3년째인 신설학교.
당시 충북도 교육위원회가 도내에 체육고가 없는 점을 고려, 체육중심학교로 육성키 위해 창설했으며(공립)지금은 3학년까지 전교생이 1천1백 명으로 이중 체육계열 학생이 1백60명이 된다.
말하자면 이들 1백60명이 일반체고와 같은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체육계 학생인 셈이다.
현재 이 학교에서 육성하고 있는 종목은 기본종목인 육상·수영을 비롯, 체조·역도·복싱·레슬링·태권도 등 하나같이 음지에서 설움 받는 비 인기종목들.
짧은 역사에도 지상준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길러 냈으며 육상의 이영선(여자투창), 홍주현 (높이뛰기), 이태혁(투원반·이상 남자), 이번 체전 역도67·5kg급에서 3관 왕에 오른 김학봉과 2관 왕 김한일, 장성운 그리고 복싱의 김진규, 윤철호와 수영의 이운희 등은 이미 고교에서는 정상급의 실력자들로 성장해 있다.
그러나 각 종목마다 전임코치를 둔 일반체고에 비해 예산·규모·시설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으로 경기시설이 전무한 형편이다.
역도만이 지하교실을 뜯어내 만든 간이연습장을 갖고 있을 뿐 체조는 경주여고, 레슬링은 공주농고, 복싱·태권도는 시내 사설체육관, 수영은 평소 온양 실내수영장과 25m의 규격미달인 충북수영장을 유랑해야 했고 육상은 운동장이 직선1백m도 그을 수 없을 정도의 협소한「마당」.
『그래도 인심 좋은 고장이라서 그런지 남의 체육관이나 운동장을 빌려 써도 돈 내라는 데 없더라』면서 김병학(59)교장은 너털웃음을 짓는다.
『한마디로 제대로 운동을 않고서는 살아날 길이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선수들을 독려했고 또 도내최고의 교사진들이 이들을 이끌었기 때문이지요.』
김 교장은 그러면서도 기숙사방 하나에 선수 16∼20명이 기거해야 하는「수용소」등 학생들에게 볼 낯이 없는 한심한 환경이 하루빨리 해결돼야 할텐데 라며 한숨을 토했다. <청주=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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