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커진 전립샘 묶어 소변길 확보, 부작용 걱정 없이 배뇨장애 시원하게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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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비대증 최신 치료법

전립샘비대증은 노화·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시간이 갈수록 악화한다. 전립샘이 커지면 소변을 짜내기 위해 방광에 더 큰 부담이 가고 이로 인해 과민성 방광이나 방광 결석, 요로감염·폐색 등의 합병증 위험이 덩달아 커진다. 커진 전립샘이 소변 길(요도)을 압박하면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찝찝함이 남는다. 소변이 마려워 깊이 잠들지 못하거나 장시간 운전이나 미팅을 기피하게 돼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자이비뇨의학과의원 변재상 원장은 “전립샘비대증은 50대 이상의 절반 이상이 겪을 만큼 환자가 많다”며 “오래 방치할수록 배뇨장애가 심해지고 자신감과 성 기능 저하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전립샘비대증은 약물·수술로 치료했다. 약물은 전립샘을 키우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하거나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장애를 개선한다. 하지만 증상 관리를 위해 평생 복용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성욕 저하, 발기부전, 기립성 저혈압 등이 동반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레이저의 고열로 비대해진 전립샘을 깎아내는 수술은 효과는 확실하지만 조직 손상을 완벽히 예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출혈·통증을 비롯해 요실금과 사정 시 정액이 역행하는 역행성 사정 등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해 환자가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방치하면 결석·감염 등 합병증 위험 커

하지만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립샘비대증 치료에도 기존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특수 금속실(결찰사)로 비대해진 전립샘을 묶어 부피를 줄이는 ‘유로리프트(전립샘 결찰술)’가 대표적이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전립샘을 절제하지 않는 비(非)수술 치료로 마취와 출혈·통증이 부담되는 고령층·만성 질환자의 치료 부담을 크게 줄인 최신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유로리프트는 부분 마취 후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결찰사를 넣은 다음 전립샘을 묶어 소변 길을 확보한다. 최소침습적으로 20여 분 만에 시술이 완료되고 배뇨장애 개선 효과를 즉시 체감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당일 퇴원할 만큼 회복도 빠르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新)의료기술로 지정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치료 효과 반영구적으로 지속

유로리프트에 쓰는 결찰사는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한 번의 시술로 반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절개하지 않아 기존의 수술에서 나타난 역행성 사정, 발기부전 등의 성 기능 장애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술 후 나타나는 통증 등의 불편함은 2주 이내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변 원장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 80~90대 고령층까지 나이·질환의 제한 없이 유로리프트로 삶의 활력을 되찾은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유로리프트의 치료 성적은 의료진의 경험과 노하우에 좌우된다. 사람마다 다른 전립샘의 모양·크기에 맞춰 결찰사의 삽입 위치·각도·개수를 결정해야 치료비 부담은 낮추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 변재상 원장은 2016년 유로리프트를 도입한 이후 800건 이상의 시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병원 선택 시 치료 경험은 풍부한지, 공조 시스템과 예약제 진료 등 감염 관리와 사전 검사가 철저히 이뤄지는지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