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 성장 시대]코로나로 내수 위축 심화, 중국 6% 성장 무너질 위기…‘샤오캉 사회’ 실현 멀어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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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호 08면

[SPECIAL REPORT]
중국 5% 성장 시대

“박 교수, 지금 중국경제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최근 중국정부 경제부처 관료이자 칭화대 동문인 친구가 필자한테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2월 초 진행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정부는 ▶수요 위축 ▶공급 충격 ▶성장 전망 약화 등의 ‘3중고’를 인정하며 연 6% 경제성장률 방어를 위한 총력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청년 실업률은 공산당 리더십 바로미터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래 30년간 10%대 고속성장을 했고, 2011년 8%를 마지막으로 매년 평균 0.5%포인트씩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6% 성장을 유지해 왔다. 6% 성장은 중국 실물경제 하락의 중요한 방어선이자, 시 주석이 약속한 전면적 ‘샤오캉 사회(중산층 사회)’ 실현을 위한 최소 성장지표다.

그런데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 지속되는 전력난 문제 등 대내적 요인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을 배제한 미국의 공급망 구축 등 대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6%대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만약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면 중국 내부적으로 큰 혼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성장률 하락은 곧 실업률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시진핑 주석이 가장 챙기는 지표 중 하나이자 공산당 리더십의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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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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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중국 전체 실업률은 4.9% 수준이지만, 16~25세 인구의 청년실업률이 14.6%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는 1000만명이 넘는다. 일자리가 유지된다고 해도 자동적으로 청년실업률이 올라갈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시 주석 지지의 핵심계층인 청년들의 실업률이 증가하면 시 주석의 정치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은 상위 10% 부자들이 중국 전체 가계자산총액의 47.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성장률이 하락하면 소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올해 중국경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중국경제의 2가지 체질과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하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각 산업별 비중의 변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GDP 대비 1·2·3차산업별 비중을 보면 각각 6.2%, 39%, 54.8%로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비중이 훨씬 높다. 다른 하나는 소비·수출·투자 3대 요소의 중국경제 성장률 기여도이다. 소비·수출·투자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을 보면 각각 64.8%, 19.5%, 15.6%다. 결국 서비스 산업에 기반한 소비가 중국경제 성장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서비스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전체 GDP 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하는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중국경제 성장의 핵심축인 3차 서비스 산업의 부진과 그로 인한 소비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비스 산업에 대한 타격이 확대되고, 빚을 내어 부동산을 구입했지만 대출을 갚지 못하는 하우스푸어가 늘어나면서 중국경제 하방압력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필자는 중국경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 달간 상하이 등 중국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간 이동제한을 엄격하게 시행했다. 각 도시별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을 ▶고위험군 ▶중위험군 ▶저위험군으로 나누고, 중위험·고위험군에 해당되면 대부분 도시 이동이 불가능했다. 당시 상하이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온 후 상하이 지역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상하이를 들어오는 모든 교통수단이 멈췄고, 상하이 외부지역으로 나갈 경우 해당 지역에서 반드시 14일 격리를 한 후 업무를 볼 수 있었다.

방역 고삐 조이면서 소비 줄어 고민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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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고·중·저위험군 도시 구분뿐만 아니라 해당 도시 내에서도 위험등급에 따라 봉쇄통제구역(封控区)·관리통제구역(管控区)·예방구역(防范区)으로 나눠 관리한다. 단 1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온 구역이나 아파트 단지는 모두 봉쇄통제구역(封控区)에 해당된다. 봉쇄통제구역에 살고 있는 주민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절대 집 밖을 나올 수 없다. 오전·오후 2번의 체온 체크와 매일 PCR 핵산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봉쇄통제구역 주변 구역은 자동으로 관리통제구역으로 분류되고, 매일 체온 체크와 핵산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구역 주민 역시 자가격리가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봉쇄통제구역과 관리통제구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은 예방구역으로 분류되는데, 실내 공공장소는 문을 닫고 대중교통은 이용할 수 없다. 외부지역으로 이동도 제한된다. 중국정부의 딜레마도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면 내수시장은 위축이 불가피하다. 사람의 이동이 없는데, 소비가 살아날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2차 제조업과 수출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수출이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하며 지난해 중국경제를 지탱했지만, 올해는 결코 녹녹치 않아 보인다. 대내외 변수로 인해 중국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고, 그로 인한 경영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실업률 하락 가능성도 커졌다.

구매자관리자지수(PMI)가 어느 정도 확장국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력난 문제, 공급망 불확실성과 고용시장 약화 등의 불안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필자가 돌아본 동부연해지역 제조기업의 경우 아직도 시정부가 전력사용량을 직접 컨트롤하고 있었고, 길가 가로등이 꺼져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12%대 고공행진을 하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끌어올릴 경우 소비 확대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중국정부는 고민이다. 올해는 특히 시진핑 주석 2기 임기의 마지막 연도이자, 3연임 결정을 하는 매우 중요한 해인데 중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민생경제발전’은 공산당의 기본정책 노선이자 시 주석 3연임을 위한 정치적 명분이다. 따라서 올해 중국경제의 향방은 공산당 리더십을 판단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폐막된 중앙경제공작회의 이후 각 부처별 전국 규모의 화상회의를 열고,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나온 아젠다에 대한 세부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 부처별로 ‘정책입안-논의-결정’하는 과정과 지방경제공작회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피라미드형 5단계 경제정책 대응’ 프로세스의 3단계〈그래픽 참조〉에 해당하는 것인데, 과거에 비해 분위기가 매우 엄중하고 조심스럽다.

재정부는 전국재정공작회의를 통해 올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감세정책과 수수료 감면 정책을 예고했고,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점차 악화되는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인민은행은 특히 통화공급 증가율과 사회융자 규모가 경제성장과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상무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각종 소비장려정책을 쏟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정부가 올해 연 6%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밖에 없다. 중국의 실물경제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액과 소매판매액 등 3대 주요 경제지표가 있는데 그동안 중국정부는 대량의 유동성을 푸는 고정자산투자를 줄이고 산업생산액과 소매판매액 비중을 높이며 경제를 견인했다. 중국 고정자산투자의 방향은 제조업·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투자 등 3대 영역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올해는 본격적인 고정자산투자 확대 즉, 유동성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포함 전 세계경제 ‘중국발 먹구름’

중국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양적완화, 대수만관(大水漫灌·대량의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인민은행 3분기 보고서에서부터 대수만관의 얘기가 사라졌다.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정부가 돈을 푼다면, 이 돈은 어디로 흘러들어갈까.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조업(14.8%)과 부동산(8.8%)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정부의 인프라 투자는 1.5%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올해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인프라 투자는 그러나 과거 철도, 고속도로, 부동산 등 전통 인프라가 아닌 식량·에너지 안보, 첨단제조 인프라, 5G 인터넷 통신 등 신형인프라와 서민주택, 스마트 도시 등 ‘신형도시화’ 방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정부의 지시와 방향성에 따라 2월 진행될 4단계 각 지방별 전인대에서 구체적인 신형인프라와 신형도시화 세부 항목들이 결정될 것이다.

올해 중국경제의 하방은 전 세계와 한국경제 성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 정도지만, 세계경제 발전의 기여도는 25%가 넘는다. 특히 우리의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 의존도는 30%에 이른다. 따라서 14억 소비시장의 둔화와 메이드인차이나의 약세는 세계경제의 먹구름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중국경제의 향방은 시 주석 3연임 결정과 미중 패권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가 올해 중국경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중국경영연구소장).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에서 교환교수로 미·중 관계를 연구했고,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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