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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부담 벗고 영화·드라마 동시 주연 최우식 "새해 목표 벌크업…변신 꿈꾸죠"

중앙일보

입력

5일 개봉한 영화 '경관의 피'는 출처불명 막대한 후원금을 받으며 범죄자를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원칙주의자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5일 개봉한 영화 '경관의 피'는 출처불명 막대한 후원금을 받으며 범죄자를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원칙주의자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와 드라마로 동시에 만나기가 힘든데 타이밍이 딱 맞았죠. 보여주는 이미지‧캐릭터가 완전 다르다는 것도 좋고요.”
지난달 첫 방영한 월화 로맨스 드라마 ‘그해 우리는’(SBS)에 이어 5일 개봉한 범죄 영화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최우식(32)의 말이다. K좀비 원조 ‘부산행’(2016),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기생충’(2019) 등 앙상블 연기를 주로 해온 데서, 주연으로서 책임감이 한층 묵직해졌다.
‘그해 우리는’에선 5년간 사귀었던 첫사랑과 헤어진 지 5년 만에 다시 만난 스물아홉 청춘의 일상‧감성을 풋풋하게 그려, 상대역 김다미와 지난 연말 ‘2021 SBS 연기대상’ 디렉터즈 어워드를 공동 수상했다. ‘경관의 피’에선 출처 불명 ‘스폰’을 받아 범죄를 소탕하는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을 감시하는 원칙주의 신입 경찰 ‘민재’가 됐다.

드라마 '그해 우리는' 첫사랑 호연 #범죄 영화 '경관의 피'도 5일 개봉

'기생충' 후 내적 고민, 그 해답이 '경관의 피'

영화에서 민재는 강윤에 대한 믿음과 의심을 오가며, 역시 경찰이었던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에 눈뜬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소재 영화 ‘아이들...’(2011)을 만든 이규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기생충’ 이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최우식과 그런 그를 “해석이 유연하고 자신의 장점을 명확히 아는” 배우로 주목해온 이 감독이 뭉쳐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인물을 그려냈다.
최우식은 이번 영화에서 액션에 뛰어들며 변신을 꾀했다. 키 181㎝의 장신인데도 그간 작품에선 연약하고 어리바리한 모습이 강조돼온 터다. 개봉 전날인 4일 최우식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완성된 영화는 어떻게 봤나.  

“민재의 성장하는 얼굴을 본 것 같아 만족스럽다.”

‘기생충’ 이후 내적 고민이 많았다고.  

“부담감이 컸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결과보다 과정이 행복한 걸 찾기로 했다. 그래서 ‘경관의 피’를 했다. 이규만 감독님과 처음 미팅할 때부터 캐릭터를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현장에서도 제 연기를 믿고 의지해주셨다. 조진웅 선배와 같이 연기하는 것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존 윅' 같은 진짜 '액션 영화' 로망이죠  

현장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민재 역에 제일 중요한 게 리액션이었다. 강윤의 뒤를 밟으면서, 조진웅 선배님의 액션에 리액션만 해도 그냥 감정이 올라올 정도로 연기 호흡이 좋았다.”

신인배우상을 휩쓴 영화 ‘거인’(2014)을 빼곤 앙상블 연기가 많았는데.  

“‘기생충’ ‘부산행’…. 생각해보니 다 앙상블이네. 사람들과 뒤섞여 연기하고 고민하는 작업이 더 재미있다. 좀 더 캐릭터를 표현할 때 자유로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경관의 피'에서 위법 수사도 불사하는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 왼쪽)은 감찰계장 황인호(박희순)와 사사건건 부딪힌다.[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경관의 피'에서 위법 수사도 불사하는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 왼쪽)은 감찰계장 황인호(박희순)와 사사건건 부딪힌다.[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유도 기술을 쓰는 액션을 펼쳤는데.  

“민재가 유도를 잘한다는 전사가 있었다. 화장실 장면 등은 생각보다 강도가 셌는데 다행히 유도가 상대방 힘을 살려 (상대의 몸을) 넘기는 기술들이 있어서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사실 액션연기는 영화 ‘마녀’(2018)에서도 했는데 그렇게 인상 깊지 않으셨던 것 같다. ‘경관의 피’를 찍고 나니 진짜 ‘액션 액션’ 영화도 욕심나더라. ‘존 윅’ ‘매트릭스’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감정 소모 없이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그해 우리는’은 최근 종영한 ‘옷소매 붉은 끝동’(MBC)에 이어 TV 드라마 화제성 2위(굿데이터 2021년 12월 5주차 집계)에 올랐다. 히어로 영화 ‘마녀’에서 서로를 죽이려는 적으로 만났던 배우 김다미와 달라진 호흡도 화제인데, 두 작품을 맛에 비유하면.

“아직 반응은 경험 못 했다. 2~3일 전 드라마 마지막 촬영이 끝나자마자 계속 영화 홍보를 하고 있어서. 코로나 전엔 어디라도 잠깐 나가서 느꼈을 텐데 요즘은 아예 집에 있거나 일하니까. 주변에서나 식구들이 반응이 좋다고 해도 피부로 안 와 닿아서 방금 전까지 안 믿고 있었다. 다미씨와 호흡은 ‘마녀’ 때는 진짜 매운 떡볶이 같았다면 ‘그해 우리는’은 김밥 같다.(웃음) 익숙하면서도 신기한 가지각색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언제 먹어도 편한 음식이기도 하고. 둘 다 재밌게 찍었다.”

2022년 목표 '벌크업'…다양한 캐릭터 도전 꿈꿔

영화 '경관의 피'에서 최우식은 전작 '기생충' '부산행' 등 짠한 청춘의 모습을 벗고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경찰이 되어 마초들의 세계에 뛰어든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에서 최우식은 전작 '기생충' '부산행' 등 짠한 청춘의 모습을 벗고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경찰이 되어 마초들의 세계에 뛰어든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해 우리는’의 최웅과 ‘경관의 피’ 민재는 캐릭터가 정반대다. 힘들 때 민재는 정면승부를, 최웅은 일단 도망쳐서 시간을 버는데 실제론 어떤가.  

“집에 혼자 있어야 에너지가 충전되는 스타일이다. 사생활은 최웅, 일할 땐 민재와 비슷하다. 연기할 땐 조금 자신감이 넘쳐서 그냥 막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연기란 뭐라고 생각하나.  

“모든 연기를 진짜로 할 순 없지만, 최대한 보는 사람이 (배우의) 진심을 받으면 최고의 연기인 것 같다.”

30대지만 여전히 교복 입는 10대 연기도 잘 소화하는데 이런 이미지가 한계로 다가온 적도 있나.  

“많다. 인터뷰에서도 항상 긴장하고 버벅대고 여태껏 그런 이미지가 많아서 장르를 떠나 들어오는 캐릭터가 좀 한정적이었다. 저만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솔직히 2022년 목표가 ‘벌크업’해서 근육질까진 아니고 체형 변화를 주고 싶다. 단순히 남성미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더 해보고 싶어서다.”

김다미, 최우식 주연 월화 드라마 '그해 우리는'. [사진 SBS]

김다미, 최우식 주연 월화 드라마 '그해 우리는'. [사진 SBS]

‘기생충’ 이후 할리우드 작품 러브콜은 많이 오나.  

“저도 사람인지라 기다리고 있는데 그렇게 많이는 없었다. 근데 할리우드에 서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K콘텐트가 세계에서 사랑받지 않나. 요즘은 한국 작품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이거 해외에서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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