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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뉴 이어' 한지민 "김칫국 마시는 짝사랑 감정, 낯설지 않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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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뉴 이어' 주연 배우 한지민을 12월 3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영화 '해피 뉴 이어' 주연 배우 한지민을 12월 3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BH엔터테인먼트]

“혼자 김칫국 마시듯 쳐다보는 감정들이 실제 저로선 낯설지 않았지만 연기로 표현한 건 처음이라 새롭고 재밌었죠.”
‘로맨스 장인’ 한지민(39)이 짝사랑 연기에 도전했다. 29일 극장‧티빙(OTT)에 동시 개봉한 ‘해피 뉴 이어’(감독 곽재용)는 새해를 앞둔 서울의 한 호텔을 무대로 여러 커플의 사연을 ‘러브 액츄얼리’(2003)처럼 엮어낸 옴니버스 영화다. 한지민은 짝사랑해온 대학 친구에게 15년째 고백을 망설이는 호텔 매니저 소진을 연기했다. 출연작마다 누군가가 첫눈에 반한 상대였던 한지민의 색다른 변신이다.

29일 티빙·극장 동시 출시 '해피 뉴 이어'

3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일할 때 외엔 허술한 면이 소진과 제가 닮았다더라”면서 “저도 용기 내어 표현하기보다 혼자 삭히고 조용히 좋아하는 편이어서 소진의 모습이 와 닿았다”며 웃었다. 전날 이준익 감독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밤샘 촬영을 했던 탓에 피곤한 기색도 잠시, “올해 개인적인 일로 침체해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생기있는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해피 뉴 이어’를 선택했다”면서 “시나리오 받을 때 상상했던, 연말이 주는 몽글몽글한 감정과 설렘, 따뜻한 그림이 담긴 것 같다”고 밝은 목소리로 돌이켰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작 ‘조제’(2020)에 이어 다시 사랑이 어긋나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정말 그러네. 그런데 ‘해피 뉴 이어’는 캐릭터보단 작품 전체 느낌으로 선택했다. 제가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해피 뉴 이어’는 여러 나잇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좋았다. 지금 ‘욘더’와 동시에 찍고 있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도 제주에 사는 여러 캐릭터의 현실적인 이야기다.”

배우에게 로맨스 장르의 매력은.  

“가장 많이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드라마 ‘봄밤’(2019)에선 정인의 거침없이 솔직한 모습을 저도 갖고 싶었다. 캐릭터에 저를 대입하며 배우고, 다시금 저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극 중 소진은 정작 자신을 좋아하는 상대를 못 알아차리기도 하는데.  

“실제로도 좀 무딘 편이다. 친언니랑 얘기를 많이 하는데 언니가 ‘그 사람이 너한테 마음이 있다’고 하면 저는 ‘절대 아니다’ 그러지만, 언니가 맞을 때가 많았다. 실제로도 소진처럼 기존 관계를 유지하려고 모른 척하는 편이다.”

영화 '해피 뉴 이어'. [사진 CJ ENM, 티빙]

영화 '해피 뉴 이어'. [사진 CJ ENM, 티빙]

이동욱‧강하늘‧임윤아‧이혜영‧서강준‧이광수 등 출연진이 쟁쟁하다. 멀티캐스팅 이점은.  

“그게 좋아서 고민을 오래 하지 않았다. (김)고은이, (한)효주 등 주변에서 ‘언니가 지금 많이 침체해있는데 이 현장에서만큼은 언니가 맨앞에서 모든걸 짊어지고 안 해도 되잖아’ 했던 말이 크게 다가왔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소풍가듯 재밌게 했다. 에너지를 많이 채웠다.”

지난해 4~7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 촬영하며 힘들었던 점은.  

“보조출연자가 많은 결혼식 장면에선 모두가 조심스럽고 예민했다. 화면에 걸리는 사람만 잠깐 마스크 벗고 촬영했다. 스태프들 얼굴을 촬영 끝날 때까지 거의 본 적이 없는 게 가장 아쉽다.”

소진 외에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강하늘씨 캐릭터. 시나리오 볼 때부터 제일 마음 간 커플이 하늘씨와 윤아씨였다.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극한 상황에 놓이지 않나. 모든 게 안되고 세상이 날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고 외로울 때 필요한 건 거창한 사랑이 아닌 작은 말 한마디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동화같은 영화인데.  

“나에게도 저런 동화같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하는 기대감과 설렘이 생기지 않나. 시대가 변하면서 자극적인 콘텐트가 많아졌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원래 우리가 살았던 일상이란 생각이 든다. 이 영화 개봉할 때쯤은 되찾은 일상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며 선택했는데 기대와 다르지만 영화 볼 때만큼은 예전 일상을 추억하고 기대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다.”

영화 '해피 뉴 이어' 주연 배우 한지민의 촬영 당시 모습이다. [사진 CJ ENM, 티빙]

영화 '해피 뉴 이어' 주연 배우 한지민의 촬영 당시 모습이다. [사진 CJ ENM, 티빙]

향후 작품에서 해보고픈 사랑도 있을까.  

“어느 순간 판타지 느낌의 로맨스물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선호하게 됐다. 그런데 로맨틱 코미디도 지금 시기가 지나면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란 생각도 든다. 지금 떠오르는 건 ‘어바웃 타임’(2013). 영화 자체도 좋고 레이첼 맥아담스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그리는 인간 한지민의 꿈, 미래라면.  

“삶의 계획은 나를 무겁게 한다. 때론 채찍질이 필요하지만, 현재를 살기도 쉽지 않고 놓치는 게 많다. ‘지금을 살자’가 모토다. 미래에 행복할 일보다 지금 사는 하루하루를 잘 채워나가면 돌아봤을 때 내 삶이 아쉽지 않을 것 같다.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기대되고 그 선택이 틀릴 때도 있겠지만 조금은 대범하게 거침없이 가보자,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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