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홀로그램, 촉감 느끼는 장갑…메타버스 시대 가속

중앙선데이

입력 2022.01.01 00:20

업데이트 2022.01.0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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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9호 10면

[SPECIAL REPORT]
가상 인간이 온다

인구 과잉, 식량 파동으로 황폐해진 2045년 지구. 사람들은 3차원 가상 세계 오아시스를 현실을 대체할 파라다이스로 여긴다. 가상현실(VR) 글라스, 헤드셋, 글러브를 착용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오아시스에서 보낸다. 오아시스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고, 가상 인간과 친구를 맺고, 외모를 바꾼다. 2018년에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질 정도로 VR기술이 발전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VR 미래 보여준 ‘2021 과학기술대전’

‘더블미’는 3D 카메라 한 대로 촬영한 형상을 바로 홀로그램으로 생성한다. 윤혜인 기자

‘더블미’는 3D 카메라 한 대로 촬영한 형상을 바로 홀로그램으로 생성한다. 윤혜인 기자

영화가 그린 미래는 점차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미 가상현실 구현 기술 및 기기에 대한 국내외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은 메타버스 시대를 앞당기는 국내 기업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중 한 곳인 메타버스 스타트업 ‘더블미’는 실시간 홀로그램 생성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3D 카메라 한 대만으로 사용자의 전신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곧바로 3D 홀로그램을 만들어 낸다. 이는 더블미가 개발한 ‘홀로포테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홀로포테이션은 ‘홀로그램’과 이동을 뜻하는 ‘텔레포테이션’의 합성어로 3D 카메라 한 대로 사용자의 모습을 3D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가상 공간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김희관 더블미 대표이사는 “원래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30~40대로 촬영하고, 후반 작업도 해야 하는 3D 모델화 작업이 카메라 한 대로 가능해졌다”며 “가상의 얼굴이 아닌, 실제 본인의 모습으로 소통하는 메타버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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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세임의 ‘몰리센 핸드’. [사진 필더세임]

필더세임의 ‘몰리센 핸드’. [사진 필더세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가상현실에서 촉감과 열감을 느낄 수 있는 장갑 ‘몰리센 핸드’를 선보였다. 기계공학과 배준범 교수가 창업한 ‘필더세임’에서 제작한 것으로 액체금속으로 만든 소프트 센서가 손가락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해 가상현실 손 모양에 즉각 반영한다. 가상현실에서 칼을 쥐면 장갑에 진동이 느껴지고, 장작불에 손을 가까이하면 실제 장갑의 온도가 올라가 열감이 느껴진다. 배준범 필더세임 대표는 “기존의 VR 장비는 무겁고 딱딱해 몰입감이 떨어질 때가 많았다”며 “메타버스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부드럽고 가벼운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개발 이유를 밝혔다.

해외에서도 메타버스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영국의 VR 기기 제작업체 ‘테슬라슈트’가 2019년에 선보인 ‘테슬라슈트 글러브’가 대표적이다. 장갑에 부착된 햅틱(촉각) 센서, 생체 인식 센서가 이용자 손의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해 VR에 가상의 손을 구현한다. 손가락 부위마다 설치된 9개의 전극이 가상현실 속 촉감을 이용자에게 전달한다. 촉각을 전달해 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 없어 몰입도가 떨어지는 가상현실의 한계를 극복했다. 자사 이름대로 모션캡처, 촉각·온도 재현 기능을 탑재한 가상현실용 정장 ‘테슬라슈트’도 생산한다. 테슬라슈트 측은 “우주비행사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 가격은 5000달러(약 600만원)로,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회사 측은 향후 게임 엔터테인트먼트 용도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AI 비서, 대화 내용 따라 다양한 표정

AI 대화 기술이 탑재된 가상 인간도 이미 현실화됐다. 홍콩 기업 ‘핸슨 로보틱스’는 지난 6월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노인들과 소통하면서 간병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헬스케어 로봇 ‘그레이스’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그레이스는 환자들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AI를 탑재하고 있으며 영어·중국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사람 얼굴에 있는 48개 이상의 근육을 시뮬레이션해 제작해 표정도 자연스럽다. 데이비드 핸슨 대표는 “이 로봇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대면 접촉이 가능하고 신뢰를 준다”며 “나아가 의료진과 치료에 관한 얘기를 하고, 생체 신호를 읽을 수 있어 의료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핸슨 로보틱스는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홍콩·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얼굴 모형 인공 지능 스피커 ‘퍼햇’. [사진 퍼햇 로보틱스]

얼굴 모형 인공 지능 스피커 ‘퍼햇’. [사진 퍼햇 로보틱스]

스웨덴의 스타트업 ‘퍼햇 로보틱스’는 2016년 사람 얼굴을 한 AI 스피커 ‘퍼햇’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등에 적용돼 일상에서 비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미 친숙한 기술이지만 이 회사는 얼굴 없이 목소리만 존재하는 괴리감을 해소하기 위해 얼굴 모형의 특수 장치로 현실감을 더했다. 얼굴 모형은 대화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표정을 투사하도록 프로그래밍 됐다. 퍼햇은 대화가 끝날 때까지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고 경청한다. 회사 관계자는 “특수장치 내부에 고화질 카메라와 ‘빔포밍 스테레오 마이크 시스템’을 사용해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출시 이후 퍼햇은 수차례 업데이트를 거쳐 상용화되고 있다. 다양한 인종과 성별을 적용한 30여 가지 얼굴 모양 중 선택이 가능하고, 선택할 수 있는 목소리 종류만 200가지가 넘는다. 제품 가격은 옵션에 따라 9900~1만9900유로(약 1300만~2600만원)에 달한다. 퍼햇 로보틱스 측은 “일반적인 용도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도구로서 고객과 상호작용하고, 직원을 교육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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