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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코로나 확진자, 무증상이면 음성판정 없이 5일뒤 격리해제

중앙일보

입력

미국 뉴욕주의 한 쇼핑몰 앞에 붙은 안내문에 '매장 안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의 한 쇼핑몰 앞에 붙은 안내문에 '매장 안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자가격리 기간을 무증상자에 한해 기존 열흘에서 닷새로 축소했다. 부스터샷(3차 추가접종) 접종자는 확진자와 밀접접촉해도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감염자 중 무증상자에 대한 격리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는 방식의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침은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일일 신규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항공사가 수천편의 항공편을 취소한 뒤 나온 조처다. 그간 항공사 및 업계 관계자들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으로 인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직원을 10일간 격리할 경우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명해왔다.

CDC는 격리 및 검역 지침을 변경하면서 백신 미접종자, 화이자·모더나백신 2회 접종 뒤 6개월 경과자, 얀센 백신 접종 뒤 2개월 경과자에게 모두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들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에 들어간 뒤 증상이 없는 경우, 6일째부터는 격리를 해제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도 된다. 다만 타인을 감염시킬 위험을 낮추기 위해 최소 5일간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만약 5일간 격리가 불가능하면 반드시 10일간 고성능·밀착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 다만 열이 있는 사람은 격리를 해제할 수 없다.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경우도 무증상이면 자가격리 5일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되 5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 부스터샷까지 3차 접종을 완료했다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했어도 격리 의무가 없다. 10일간 마스크만 착용하면 된다.

CDC는 “이번 지침은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기가 증상 발현 직전 1~2일, 증상 발현 직후 2~3일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격리기간을 5일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셸 왈렌스키 CDC 국장은 성명을 통해 “오미크론 변종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격리 및 검역에 대한 CDC의 권장사항을 업데이트했다”며 “새로운 지침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과학적 사실, 백신접종과 부스터샷의 방어력에 대한 균형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의 한 예방접종클리닉에서 한 사람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의 한 예방접종클리닉에서 한 사람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의 격리 지침 변경에 대해 항공사와 소상공인 등은 반색했지만, 보건의료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학자 마이클 미나 조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CDC의 새로운 지침은 무모하다”고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5일 전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무증상이라는 이유로 격리해제된 사람과 나란히 앉아있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음성 판정을 받지 않은 채 단지 무증상 상태에서 마스크만 쓰고 일상에 복귀하면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반면 스코트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DC의 새로운 지침은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위험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사회를 폐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전염병학자 마이클 미나 조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글. 그는 ″CDC가 음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를 5일만에 중단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캡처]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전염병학자 마이클 미나 조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글. 그는 ″CDC가 음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를 5일만에 중단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캡처]

한편 미국의 지난 일주일간 평균 일일 신규확진자는 22만2000명으로 전주 평균 대비 52% 증가했다. 일일 평균 사망자 수는 14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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