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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은 못돼도 평균은 가야"…李·尹에 던진 난중일기의 경고 [윤석만의 뉴스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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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중 하나인 대학에선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바로 세워야 나라를 구할 수 있단 뜻이죠. 정치인이 살아온 인생과 그의 가족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유력한 두 명의 대선 후보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요.
 이재명 후는 대장동이나 여배우, 친형 강제입원 등 사건에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아들 이슈에선 초스피드로 사과했죠. 도박 사실을 인정했고, 그 책임 또한 피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성매매 의혹에는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입장에선 믿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의 아들은 지난해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마사지 업소를 거론하면서 "마사지 시간을 안 지킨다"고 적었습니다. '내상을 입었다'는 표현도 있죠. '내상'은 불법 업소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이 나오지 않았을 때 쓰는 은어라고 합니다. 이 마사지업소는 홍보물에 유사 성행위를 뜻하는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가혹한 잣대 들이대야”

 윤석열 후보도 가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부인 김건희씨가 2007년 수원여대 교수로 초빙될 때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라고 했는데, 허위라는 주장입니다. 2004년엔 한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했지만, 이 역시 논란입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돋보이려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후보도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답해 진정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시간강사를 폄훼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왔죠. 선대위 관계자는 “워낙 많은 의혹을 민주당에서 쏟아내 하나하나 확인해 사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진중권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제기된 의혹 중에 가짜도 있을 것이고, 부풀려진 것도 있겠지만 그것은 검증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일단 경력위조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공정을 말하는 이라면 자신에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범은 못 되도 평균은 가야

 유력 대선주자들의 각종 의혹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허탈합니다. 가뜩이나 역대 비호감도가 가장 높은 대선에서 실망만 커집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집니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더 크게 빠진 모습입니다. 공정을 내세웠던 윤석열 후보가 내로남불 지적을 받은 겁니다. 반대로 이재명 후보는 피해가 덜 했습니다.
 일개부처 장관이나 국회의원 한 명 뽑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신제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김대중 정부의 핵심 참모였던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은 “정치 지도자들이 철벽을 부수면서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던 동력은 도덕성”이라고 말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언제 포화 속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일같이 일기를 썼습니다. 난중일기엔 고뇌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잘못한 일, 아쉬운 점, 개선할 부분을 빼곡히 적어놨죠. 국가적 지도자에게 성찰과 수신은 빼놓을 수 없는 덕목입니다. 국민에게 모범은 되지 못할망정, 적어도 평균은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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