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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 명" 유한기 사망후에도…모두 원한다는 특검, 왜 안해? [윤석만의 뉴스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대장동 의혹 특검을 하자는 요구가 있고 많은 분이 동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미진한 점이 있거나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겠다.” - 11월 10일 관훈토론회.
 “수사라고 하는 게 정말 성역 없이 필요한 부분을 다 했으면 좋겠는데, 진짜 큰 혐의점은 놔두고 자꾸 주변만 문제 삼다가 이런 사고가 난 게 아닌가 한다... 엉뚱한 데를 자꾸 건드려서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내냐.” - 12월 10일 대구·경북 지역 매타버스.
 특검을 실시하자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유한기씨의 사망 소식이 들리자 이 후보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치 남 얘기하는 것 같았죠. 하지만 유한기씨가 나온 녹취록엔 이 후보에 대한 언급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녹취록 "시장님 명 받아서" 

 당시 녹취록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더 황무성씨는 “아니 뭐 그게 지 거야 원래? 뭐 그걸 주고 말고 할 거야”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유씨는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얘깁니다.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라고 반박합니다. 황씨의 퇴진이 당시 성남시장의 뜻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이를 부정하고 특검을 주장합니다. 그러며서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사건도 포함해야 한다고 합니다. 윤석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포함해서 하자고 얘기한 게 언제입니까. 자신이 없으면 못 하겠다고 딱 부러지게 버티든가. 말장난 그만하고 바로 들어가자 이 말이에요.”라고 반박합니다(12월 11일)
 사실 지난달 30일 법사위에선 대장동 특검 법안이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만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이 반대한 거죠. 심상정 후보는 “모두가 특검을 말하는데 왜 아무도 안 움직이나,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손잡고 하자 이렇게 하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12월 11일).

이재명·윤석열 모두 특검 원하는데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특검을 외면한 사이 대장동 사건은 미궁에 빠졌습니다. 대장동 사건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이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경찰에 통보하면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사는 진척되지 않았죠. 그러다 한 신문이 문제를 제기했고, 김경률 회계사가 깊이 파헤치며 이슈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한 달 뒤에나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이마저도 피의자 정영학씨가 녹취 파일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슈가 커지고 난 뒤에야 성남시청을 수사했고, 시장실과 비서실은 더욱 늦게 압수수색 했습니다. 사건의 핵심인 유동규씨 수사 때도 핸드폰을 확보하지 못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계속 측근이 아니라며 발뺌 했고, 검찰은 배임 혐의에 이 후보는 수사선상에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코로나 핑계도 댔죠. 곽상도, 박영수, 권순일 등 유력 법조인들의 수사도 겉돌기만 합니다. 지난 10일 배진교(정의당)·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공동으로 특검 도입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민주당이 계속해서 특검법 상정을 미룬다면, 국민적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한기씨 사망 직후 이재명 후보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속한 특검 추진“을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후보 역시 계속해서 특검 도입을 강조합니다. 여야 모두 특검을 바라는데, 안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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