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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깨질까…살얼음 강민호 FA 협상

중앙일보

입력

현재 삼성 라이온즈와 FA 협상 중인 포수 강민호. [뉴스1]

현재 삼성 라이온즈와 FA 협상 중인 포수 강민호. [뉴스1]

조심 또 조심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강민호(36)의 FA(자유계약선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FA 협상 중인 강민호 관련 얘길 함구하고 있다. 계약 내용이나 분위기를 언급했다가 자칫 협상 내 악재로 작용할까 봐 경계한다. 구단 관계자는 "합리적으로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한다.

지난 13일 단행한 포수 김태군 트레이드도 "FA 협상과 별개"라는 입장이다. 홍준학 단장은 트레이드 직후 "강민호가 있어도 백업 자원이 필요했다. 강민호의 나이를 고려해 (김태군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영입하려고 했던 선수였다. 강민호 계약 때문에 트레이드한 건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군 영입이 '강민호에 대한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시그널로 비칠까 노심초사다.

삼성은 이번 겨울 중견수 박해민, 선발 투수 백정현 그리고 강민호가 FA로 풀렸다. 박해민은 LG 트윈스로 이적했고 백정현은 4년, 총액 38억원에 잔류했다. 외부 FA 영입 계획이 없는 삼성은 강민호 잔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강민호는 센터라인의 핵심인 안방마님으로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삼성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선수 대리인(조찬희)을 통하기도 하고 때론 선수와 직접 대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약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

협상에는 몇 가지 변곡점이 있었다. 하나는 최재훈의 FA 계약이다. 강민호와 함께 포수 FA였던 최재훈은 지난달 27일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와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했다.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 잔류하면서 강민호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야구계 안팎에선 "최재훈 계약 이후 강민호의 협상 기류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민호는 최재훈보다 네 살 많지만, 올해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국가대표다.

강민호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삼성 잔류나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 복귀다. 삼성도 롯데 측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4년 전 친정팀을 박차고 나갔던 강민호를 롯데가 재영입할지가 불투명하다. 강민호는 2017년 11월 삼성 이적을 선택하며 4년, 총액 80억원으로 '대박'을 쳤다. 반면 주전 포수를 잃은 롯데는 전력 악화를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었다. 내부 FA 손아섭에게 4년, 총액 98억원, 외부 FA 민병헌에게 4년, 총액 80억원을 쏟아부었다. 강민호의 현재 대리인은 4년 전 그의 삼성 이적을 성사시켰던 그 대리인이다. 만약 롯데가 강민호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강민호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은 원만한 합의를 바라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잔류라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이견이 많이 좁혀졌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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