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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 투자 ‘톱5’ 중 4개가 한국 기업…“타이밍 잘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공장.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전기차 설비 등에 2025년까지 74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공장.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전기차 설비 등에 2025년까지 74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현대차]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올해 북미에서 발표된 완성차업체의 금액별 상위 프로젝트 ‘톱 10’ 모두가 전기차(EV) 관련 투자였다고 20일 보도했다. 지난해 10대 프로젝트 중 전기차 관련은 절반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전기차 전환이 완성차업계의 사실상 유일한 화두였다고 전했다.

2021년 북미지역 차·배터리 10대 투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1년 북미지역 차·배터리 10대 투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런데 대형 프로젝트 ‘톱 5’ 중 네 개가 한국 완성차·배터리 업체의 투자였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대형 합작 투자(조인트 벤처)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SK온)이 이름을 올렸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전기차 드라이브’ 파트너로 한국 업체가 급부상했다는 해석이다.

미 자동차연구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의 북오브딜(Book of Deals)에 따르면 지난 5월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25년까지 74억 달러(약 8조8000억원)를 북미 지역 전기차 설비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올해 북미에서 알려진 가장 큰 금액의 프로젝트다. 다만 74억 달러 중 로봇·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이 포함됐다.

2, 3위는 두건의 포드·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 투자가 차지했다.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세우는 58억 달러(약 6조9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파크와 테네시주 스탠턴에 짓는 56억 달러(약 6조6000억원) 규모의 배터리·EV 제조 공장 건이다.

네 번째는 지난 16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발표한 조지아주 EV 공장(50억 달러) 건설 프로젝트였고, 다섯 번째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테네시주에 건설하는 배터리 셀 제조 공장(23억 달러) 건이다.

컨설팅사 BDO인터내셔널의 톰 스트링거 매니징디렉터는 “EV에 대한 투자는 모두 시장 수요가 이끌고 있다”며 “소비자가 전기차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완성차업체는 더 높은 수준의 투자를 자신 있게 감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 프로젝트에 전통 완성차업체 현대차·GM·포드·도요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럽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또 배터리 투자 건은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한국 업체와 도요타가 포함됐다.

폴크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독일 3사를 비롯한 유럽 완성차업체는 해외보단 유럽에서 전기차·배터리 시설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배출가스 규제가 가장 엄격한 유럽에서 전기차 전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막대한 과태료와 벌금 등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유럽은 전통적으로 중국 시장을 우선해왔다는 점에서 당분간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ATL·BYD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도 자국과 유럽에 전초기지를 세우는 중이다. 특히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미국 내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완성차·배터리 업체의 대규모 투자는 시기적절했다는 시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독일 3사 등은 유럽 우선 전략을 펴고 있어 사실상 미국이 손잡을 만한 파트너는 한국 기업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도요타도 이제 막 전기차 전략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좋은 시점에 잘 들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전열을 갖춘 도요타가 전기차 분야도 금방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는 내연기관차가 95%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줄곧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유럽·미국에 치중한 나머지 중국을 놓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략이 유럽·미국에선 경쟁 브랜드보다 우위를 보이지만, 중국에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중국 시장에서 밀려나면 향후 동남아 등 신흥시장 전기차 경쟁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다. 중국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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