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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그 종점이 시작이었다…2021년 마무리하는 여행 [영상]

중앙일보

입력

다자우길⑨ 남파랑길 90코스 

끝과 시작은 맞물리는 법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새해를 여는 1월과 붙어 있는 이유이겠지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길이 끝나는 자리에서 새 길이 시작합니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도 긴 길이 끝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새 길이 시작합니다.

땅끝마을에서 끝나는 길의 이름은 ‘남파랑길’입니다. 부산 오륙도공원에서 시작해 해남 땅끝까지 1470㎞ 이어진 남해안 종주 트레일입니다. 땅끝마을에서 시작하는 길의 이름은 서해안 종주 트레일 ‘서해랑길’입니다. 약 1800㎞ 길이의 서해랑길은 해남 땅끝에서 시작해 인천 강화도까지 서해안을 에두릅니다. 내년 3월께 개통 예정입니다. 삼천리 금수강산의 최남단을 이루는 해변 모퉁이 땅에서 남해안을 달려온 길과 서해안을 달릴 길이 만났다가 헤어집니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 서 있는 땅끝탑. 바로 이 자리에서 남파랑길이 끝나고 서해랑이 시작한다. 손민호 기자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 서 있는 땅끝탑. 바로 이 자리에서 남파랑길이 끝나고 서해랑이 시작한다. 손민호 기자

남파랑길 마지막 구간인 90코스를 걸었습니다. 미황사에서 시작해 땅끝마을까지 13.9㎞ 길이의 산길입니다. 달마산 자락에서 내려와 마침내 종점에 다다랐더니, 남파랑길 종점 표식 대신에 서해랑길 1코스 시작점 표식이 서 있었습니다. 여태 걸어온 길에선 보지 못한 표식이었습니다. 낯선 표식을 한참 바라보다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새 길을 걸어야겠다고. 다시 희망을 품어 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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