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떨어진다…'미친 상승세' 동탄 아파트값도 한달새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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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시내 아파트 일대. 2021.12.15   [연합뉴스]

15일 서울 시내 아파트 일대. 2021.12.15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과 서북권의 실거래가격 지수가 하락 전환했다. 경기도 화성시와 동두천시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아파트값 약세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 실거래가지수는 180.6으로 9월(179.8)과 비교해 0.42% 상승했다. 지수가 올랐으나 상승 폭은 4개월 연속 줄었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가격을 바탕으로 산정해 최근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거래량이 적거나 가격이 시세를 크게 벗어난 거래가 포함될 경우 변동 폭이 불안정한 단점이 있다.

서울에서도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동남권의 지수가 0.03% 하락했다. 마포·서대문·은평구 등 서북권은 0.50%의 하락 폭을 보였다. 두 지역의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변동률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변동률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부가 9월부터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매물이 쌓이면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거래된 것이 실거래가 지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며 10월에 팔린 서울 아파트 가운데 실거래가가 종전보다 하락한 건수의 비중은 30.1%로, 9월의 23.6%에 비해 6.5%포인트 높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최근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런 분위기라면 다음 달에는 서울에서도 지수 하락 권역이 늘거나 서울 전체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원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잠정치가 10월 대비 0.91%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잠정치는 지금까지 신고된 거래만으로 지수를 산정하는 것으로 변동 가능성이 있다.

화성, 동두천은 주간 조사에서 '하락 전환'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13일 기준)에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서울은 0.07% 올라 지난주 0.10%보다 상승 폭이 0.03%포인트 줄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2개구의 상승 폭이 축소했다. 특히 관악구는 지난해 5월 18일 조사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을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인천(0.17→0.13%)과 경기(0.15→0.11%)의 상승 폭 둔화도 눈에 띄었다. 경기의 경우 45개 시군구 가운데 38개 지역의 상승 폭이 축소됐으며 동두천(-0.03%), 화성시(-0.02%) 등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시 영천동 동탄역센트럴예미지 전용면적 96.87㎡의 경우 지난 10월 4일 11억7000만원(21층)에 거래됐던 것이 이달 8일 1억7000만원(14.5%) 떨어진 10억원(20층)에 손바뀜했다. 동두천시 지행동 송내주공1단지 전용 75.79㎡도 10월 22일 3억원에서 한 달 새 4000만원(13.3%) 하락한 2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의 최고가는 지난 8월 3억6000만원(12층)이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물도 크게 늘었다. 화성시는 9월 1일 3575건에서 지난 15일 기준 6500건으로 81.8% 증가했고, 동두천시는 51.0%(363→548건)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매물 증가율 38.3%(6만1174→8만4584건)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올해 상반기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대출을 활용한 20~30대 매입이 많았던 곳으로 대출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라며 "내년 1분기까지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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