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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아니다" 버티던 평가원 굴욕…"수능 심의과정 재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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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정답 결정 취소 소송 선고 결과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정답 결정 취소 소송 선고 결과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를 인정한 가운데 패소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험생 승소' 전원정답 확정…"항소 없다"

15일 1심 선고가 나온 직후 김동영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재판부에서 내린 결정에 대해서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항소는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이 소송으로 인해 이미 일정 지체가 일어나고 있어 수능을 책임지고 있는 평가원의 입장에서 더는 학생들이나 수험생, 학부모에게 피해를 드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소송 지휘를 하는 법무부에 입장을 밝혀 항소하지 않도록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피고인 평가원측이 항소기한 내 항소하지 않으면 1심 판결이 확정된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잠신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의 수능성적표에 생명과학Ⅱ 점수가 공란으로 비워둔 채 배부되고 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을 유예하라는 법원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성적 통지가 보류됐다. 2021.12.10/뉴스1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잠신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의 수능성적표에 생명과학Ⅱ 점수가 공란으로 비워둔 채 배부되고 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을 유예하라는 법원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성적 통지가 보류됐다. 2021.12.10/뉴스1

평가원은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을 '전원 정답' 처리해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성적을 주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해당 문항에 적절한 정답이 없는 것이므로 '정답 없음' 처분으로 성적을 재산출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수험생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재산출된 성적을 평가원 홈페이지 '수능성적증명서 온라인 발급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독 오류 많은 과학탐구…"심의과정 재점검하겠다"

평가원의 수능 출제 오류는 지난 2017학년도 수능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에도 과학탐구영역(물리Ⅱ)에서 문제가 있었다. 지금까지 2008학년도(물리Ⅱ)·2010학년도(지구과학Ⅰ)·2015학년도(생명과학Ⅱ) 등 세차례나 과학탐구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김 본부장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오류 논란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학문 특성상 최첨단의 학술 결과와의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논쟁이 생겼을 때 정·오에 있어서 분명한 판단 속에 오류를 인정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보니 그런 결과들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수능이 끝난 뒤 이의신청 기간에 수험생이 집중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 평가원은 이의신청 심의 과정을 다시 돌아보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원래 정해진 절차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부족했다"며 "제도 전반적인 부분들을 다시 재점검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평가원이 이의신청에 대한 자문을 맡긴 학회가 평가원 관계자들이 속한 곳이라며 '셀프 검증'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평가원의 연구원도 학회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을 피해서 학회에 자문을 구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법원의 선고가 이틀 당겨졌지만 한 차례 미뤘던 대입 일정은 다시 당겨지진 않는다. 일반대학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은 18일이다. 교육부는 "이미 변경 일정이 고지돼 다시 변경한다면 추가 혼란이 있을 수 있어 혼란 최소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역대 수능 출제오류 사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역대 수능 출제오류 사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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