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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화요일' 맞은 LG그룹주…하루 사이 시총 5조 날아갔다

중앙일보

입력

LG그룹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의 LG 지분 정리와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 주가 급락 등이 동시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LG그룹 대장주인 LG화학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3조원 가까이 증발하며 'LG그룹주의 검은 화요일'을 유발했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LG는 전날보다 7.36% 급락한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5.01% 하락했다. 두 종목은 외국인이 각각 1140억원, 909억원가량 팔아치웠다. 외국인 순매도 1위, 2위를 차지했다.

계열사 주가도 하락했다. LG전자 주가는 4.1% 하락했고, LG이노텍(-3.35%)과 LG디스플레이(-1.55%), LG헬로비전(-0.69%) 등도 줄줄이 내렸다. 14개 상장 계열사로 구성된 LG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132조8646억원에서 이날 127조9387억원으로 하루 만에 4조9200억원가량 줄었다.

LG그룹을 강타한 건 크게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먼저 구본준 회장이 보유 중인 LG 지분 4.18%를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는 소식이다. 이를 위해 지난 13일 장 마감 후 LG 지분 657만주를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할인율은 5.2∼8.2%로, 업계에서는 전날 종가(8만6900원)를 고려해 주당 7만9800~8만2400원에서 매각가가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LX그룹은 이 매각 금액을 활용해 구광모 LG 대표 등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거래대금은 약 3000억원이다.

일반적으로 블록딜이 이뤄지면 해당 종목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딜 물량에 전날 종가(시장가격) 대비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매각가에 주가가 수렴하게 된다"며 "기관 투자가 등이 주식을 팔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로 LG와 LX의 계열 분리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P]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P]

테슬라 주가 급락은 LG화학에 충격파를 줬다. LG화학은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해 '테슬라 수혜주'로 꼽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4.98% 급락한 966.41달러로 마감했다. '천슬라'(주가가 1000달러인 테슬라)가 깨진 것은 지난 10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9705억 달러(1149조원)로 내려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감 속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보유 지분을 처분하면서 투자 심리가 한풀 꺾였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머스크가 한 달간 테슬라 주식 127억4000만 달러(약 15조원)어치 팔았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배터리주인 LG화학 주가는 테슬라 주가와 연동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 외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거나 주가가 빠질 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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