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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두환도 공과 병존” 사흘째 TK 돌며 표심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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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전두환, 경제는 성과”라는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세상을 뜨자 “내란 학살 주범”이라며 “흔쾌히 애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해 크게 비판을 받자 이 후보는 비슷한 시기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묘지 내 바닥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았다. 그러면서 “저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며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씨를 존경하기 때문에 밟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2일 경북 문경시 가은역에서 꼬마열차에 탑승해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2일 경북 문경시 가은역에서 꼬마열차에 탑승해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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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에 대해 윤 후보는 11일 “맨날 이야기가 바뀐다”면서 “이 후보의 얘기를 저한테 묻지 마시라. 정말 같은 법조인으로서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대해서 답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2일 논평을 내고 “아무리 표가 급하다 한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뼛속까지 거짓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황규환 선대위 대변인)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이날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며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 이분들 얘기만 종합해 보면 전두환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졌지만 이 후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 사람(전두환)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흘째 대구·경북(TK) 지역을 돌고 있는 이 후보는 12일 경북 예천 상설시장에서 “대구·경북에서 나고 자랐고 여전히 사랑하고, 제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묻힐 곳”이라며 “예천이 디비지면(‘뒤집히면’의 영남 방언) 경북이 디비지고, 영남이 디비지고, 대한민국이 디비져서 국가가 오롯이 국민의 삶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공정한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제가)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찾은 뒤엔 “(제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시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새로운 산업체제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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