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세플라스틱 농도 높으면 사람 세포 죽일 수도“ 英 충격논문

중앙일보

입력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 위치한 그리스 해양연구센터에서 한 생물학자가 바다 생물체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을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 위치한 그리스 해양연구센터에서 한 생물학자가 바다 생물체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을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극지방·고산지대·심해 등 지구 구석구석에서도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사람이 음식이나 호흡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도 적지 않은 만큼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플랑크톤이나 어류 등 수생 생물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사람 건강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영국 헐 요크(Hull York)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한 논문에서 사람 세포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유해성을 다룬 기존 연구들을 종합 분석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 세포에 미세플라스틱을 투여해 독성 영향을 살펴본 연구 결과들만 골라 살펴본 것으로, 인간 세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수준(농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연구인 셈이다.

연구팀은 검색을 통해 17편의 논문을 선정했고,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5가지 범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 결과, ▶면역 반응(알레르기 반응 포함) 유발 ▶세포막에 미치는 영향 ▶세포막 통과 ▶산화 스트레스(세포 및 조직 손상 유발) 등의 4가지 범주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적어도 실험실 실험에서는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유전독성(세포의 유전 정보 손상)의 경우는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영향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10㎍/mL 농도에서 사람 세포 죽기도

캐나다 쪽 북극해 얼음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AFP=연합뉴스

캐나다 쪽 북극해 얼음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AFP=연합뉴스

배양한 사람 세포 중에서도 인간 선암종 세포주(Caco-2 세포)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mL당 10㎍(마이크로그램)일 때, 즉 10ppm 수준에서 세포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ppm에서는 사이토카인 방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방출하는 단백 활성 물질로 염증 반응과 관련이 있다.

또, 200ppm 수준에서는 산화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독성시험 결과를 보면 높은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나 흡입할 경우 사람 세포의 사멸이나 알레르기 반응 등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람들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실험에서 사람 세포에 유해한 것으로 확인된 수준(농도)을 비교했을 때,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에게도 해로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체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식으로 배출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인체 내에서 해로운 영향을 일으키는지는 미지수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해로운 수준으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가 곧바로 체외로 배출될 경우 독성을 보이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불규칙한 모양이 더 위험해 

호주 시드니 맥쿼리대학교 연구실의 컨테이너에서 담긴 다양한 형태의 미세플라스틱. 로이터=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맥쿼리대학교 연구실의 컨테이너에서 담긴 다양한 형태의 미세플라스틱.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모양이 세포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환경에서 대부분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은 큰 플라스틱이 쪼개지면서 나온 불규칙한 모양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불규칙한 모양의 미세플라스틱이 구형보다 사람 세포에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독성학 연구는 구형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했는데, 불규칙한 모양의 미세플라스틱으로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연계에서는 다양한 성분과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고, 여기에 플라스틱 생산 때 첨가한 화학물질, 자연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흡착한 화학물질 탓에 독성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