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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츠제커 새 독일 초대대통령 슈테른지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통독엔 주변국 도움 컸다”/제국주의 유산인 「강대국」지향 안해/구 동독주민 원하는 건 무엇이든 지원
바이츠제커 통일독일 초대대통령은 시사주간 슈테른지 최근호와의 인터뷰에서 『통일을 이룩한 지금 구동독지역 주민들이 「내집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독일의 모든 정파ㆍ계파ㆍ연령층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독일인의 양심」으로 불린다.
다음은 바이츠제커 대통령의 회견기사 요약이다.
­통일독일의 초대국가 원수로서 스스로를 새로운 정치적 강대국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가.
『강대국이란 말은 지금 시대에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강대국이란 말은 국가간 경쟁과 제국주의적 패권경쟁의 유산이다. 새독일은 유럽과 세계의 일원으로서 임무를 갖고 있다.』
­그 임무란 구서독의 임무와 다른 것인가.
『독일이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통일을 소련의 시각에서 조망해 봐야 한다. 소련개혁의 중점목표는 소련과 유럽의 격차를 좁히자는 것이다. 소련 지도부는 그들의 개혁이 독일의 도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
또 소련은 독일의 분단이 소련의 이같은 이익에 상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통일을 지원한 것이다. 독일의 중요성이 더해갈수록 유럽에서의 책임이라는 중요성도 커지게 된다.』
­10월3일의 통일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독일이 주변국들의 의견일치 속에 통일의 소망을 달성한 것은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거나 베르사이유궁전의 호화로운 방을 빌리지도 않았다. 우리는 주변국과 동맹국들과의 수많은 협의속에 이 문제를 결정했다.』
­통일속도가 너무 빨라 신생독일이 「선천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결코 선천적결함이 아니다. 우리가 직시해야 할 많은 사실중의 하나는 독일의 정치적 통일은 동서독정부 사이에서 이뤄졌을 뿐 아니라 「2+4」회담ㆍECㆍ나토,그리고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의 틀안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대통령께서는 구동독 주민들이 「위엄을 갖고」 새독일에 당당히 걸어들어와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는데 그들은 그대신에 자기역사의 초라한 몰락을 경험한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정이다. 구동독 형제들도 우리 구서독 형제들과 똑같은 개인생활을 원하고 스스로의 희망에 따라 일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우리는 구동독 형제들이 그들 고유의 일상 생활과 결별하게 해서는 안된다. 결별은 단지 구정권과의 작별로서 충분하다.』
­구동독지역 주민들이 서쪽 사람들과의 연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가.
『당연히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
모든 것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그들이 우리보다 고통을 받고 있기때문에 그들에게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간단한 일이 아니며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이 일에 성공하고 있다.
모든 독일인이 이제 하나가 돼 중지를 모아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게 된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쪽 주민 중에는 통일이란 말을 입에 올리면서도 실제로는 동쪽 주민들보다 통일에 대한 노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새독일이 오늘 당장 나토를 해체할 수도 없고 그러길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군사동맹체들은 그들의 임무를 새로 규정해야 하고 당연히 군비도 축소해야 한다.』
­CSCE가 90년대 독일에 가지는 비중은 무엇인가.
『CSCE에 의한 집단안보체제로의 진행과정은 독일인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
­통일독일의 초대대통령으로서의 임무는 무엇인가.
『동쪽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동쪽 주민들을 도와서 그들도 통일된 조국에서 「내집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베를린=유재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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