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시진핑 비대면 정상회담 추진…中 ‘대만’ 관련 “엄중 우려” 표명

중앙일보

입력 2021.12.03 16:36

업데이트 2021.12.03 22:16

2일 중국 톈진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양제츠(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2일 중국 톈진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양제츠(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비대면 정상회담이 추진된다. 지난 2017년 12월 문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대한 시 주석의 답방이 4년째 미뤄지자 나온 해법이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3일 톈진(天津)에서 베이징 특파원단에 전날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회담 성과를 설명하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 추진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어 제반 여건이 갖춰지는대로 추진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며 “그 이전이라도 정상 간 필요한 소통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년 2월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문 대통령의 참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를 비롯해 지금 감안할 상황들이 많다”며 “아직 논의 단계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코로나 상황 때문에 베이징도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지만 정상 간 소통은 계속한다는 차원”이라며 “언제든 필요하면 정상 간에 비대면 방식으로 얼마든 할 수 있다”고 화상 회담 가능성을 열었다. 이날 자오웨이둥(趙衛東) 올림픽 조직위 신문선전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각국 정상의 참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주최국(중국)이 초청하지 않고 각국 올림픽위원회에서 진행한다”며 해외 정상 초청에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서훈 “양제츠 종전선언 추진 지지”  

종전선언에 대해 서 실장은 중국 측의 지지를 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며 “양 위원은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하며 동 선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에 대해 “68년간 지속된 기술적인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을 정리하는 본질적 측면이 하나, 종전선언 논의 통해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 가자는 또 다른 취지가 있다”고 나눠 설명했다. 종전선언 문구에 비핵화 포함 등에 대해서는 “지금 문안까지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대만 문제 말 아낀 양측, 中 “우려 표명” 원론 입장

전날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이 표기된 것과 관련해 고위 관계자는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며 “지역 정세를 전반적으로 논의했다”고 말을 아꼈다. 대만 문제는 중국 측 발표문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민감한 문제를 거론해 한·중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취지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다만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3일 “어제 텐진 협상에서 이 문제(SCM 공동성명)를 논의했고 중국은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양 위원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중국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에 관한 것과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한 것은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답변했다.

서 실장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 원칙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같은 반응은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중 양측은 최근 요소수 사태와 공급망 문제도 논의했다. 서훈 실장은 “요소 등 중국산 품목의 원활한 대 한국 수출이 한·중 경제협력에 중요한 만큼 차질이 없도록 협조를 요청했다”며 “양 위원은 중국도 원자재의 원활한 수급 안정 등 상호보완적 한·중 경제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양국과 지역 내지 세계 산업 체인과 공급 체인의 안정적인 소통을 힘을 합쳐 보장해야 한다”고 국제 공급망 안정을 강조했다. 반도체 장비 등 첨단 제품의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한국의 불참을 압박하려는 시도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오문희 개봉, 엑소 화상 출연…시작 불과”

서 실장은 한·중 문화 콘텐트 교류 재개에 물꼬를 텄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1일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중국 텐센트 뮤직 어워드에 화상 출연한다”며 “영화 ‘오 문희’가 오늘(3일) 개봉되고, 연예인 이동욱 씨가 중국 잡지 표지모델에 등장하는 것은 우리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제츠 위원이 중국도 한·중 간 문화 분야 교류협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적극 노력 중이다고 화답했다”며 중국의 적극적 입장도 전했다.

간담회에 앞서 청와대가 배포한 보도자료는 “서 실장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관광 협력도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단행한 한국 단체 관광 상품의 온라인 판매 금지, 전세기·크루즈 금지, 롯데 관련 시설 금지, 광고 금지 등 제한 조치가 향후 해제될지 주목된다.

전날 회담은 오후 5시(현지시간)에 시작되어 만찬을 포함 10시 35분까지 5시간 반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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