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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미, 북핵 대응 작전계획 차질 없이 만들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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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욱·오스틴, 새로운 북핵 지침 합의

한·미·일 안보협력 실질적 복원해야

한국과 미국이 현실로 닥친 북한 핵 위협에 대해 적극적인 군사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미는 어제 국방부에서 열린 연례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Strategic Planning Guidance)에 합의했다. 양국 군은 이 지침을 통해 북핵 대비책을 한·미 연합작전계획(작계 5015)에 반영키로 했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 본격적인 핵무기 제조에 들어갔고, 이제 전술 핵무기까지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미가 북핵에 실질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군사계획을 입안하겠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더구나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번 군사대비책이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과 상관없다고 했으니 차제에 작전계획을 현실에 맞춰 차질 없이 다시 만들었으면 한다.

국민에게 북핵 위협은 언제나 부담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담보도 없는 종전선언과 허구적 평화에 매달리며 북핵 대비엔 소홀했다.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 ‘맞춤형 확장 억제’ 회의와 훈련을 거의 중단했다. 맞춤형 확장 억제에는 핵우산과 미사일 방어, 재래식 무기를 활용한 대응책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한·미 확장억제전략위원회(국방)와 확장억제전략협의체(외교+국방)를 열지 않았다. 확장 억제와 관련된 운용연습(TTX·Table Top Exercise)도 지난 2년간 중단했다. 또 확장 억제 기획과 위협 평가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새로운 작전계획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확장 억제 임무부터 다시 점검하기 바란다. 미국 정부도 이번 SCM을 계기로 북핵 대비를 위한 확장 억제력의 신뢰성 제고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최근 대통령 후보 야당 경선 과정에서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 미군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등에 관한 논쟁이 뜨거웠다. 유사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국민과 장병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나 미국의 핵무기에 관한 정보와 활용 방안 등에 대해서도 한·미 군 당국이 솔직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북한 핵 위협은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까지 그 영향권에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SCM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3국의 안보협력이 말로 끝나선 안 된다.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복원하고, 북한 미사일을 세 나라가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해 막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북핵은 현재 위협이기도 하지만, 한반도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사안이다. 모든 국민의 염원인 평화는 북핵을 상쇄하거나 완전한 북한 비핵화가 됐을 때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