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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졸 취업 바늘구멍 뚫었는데…10명중 4명, 1년내 퇴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서울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린 고졸성공취업대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6월 서울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린 고졸성공취업대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 취업한 학생 중 65%가 1년 사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일자리 감소로 ‘바늘구멍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고졸 취업 문턱을 넘어도 직업 안정성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021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률은 55.4%로 지난해(50.7%) 대비 4.7%p 늘었다.

"고졸 취업 향한 차별·편견 여전" 

2020년 직업계고 졸업자 유지취업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0년 직업계고 졸업자 유지취업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취업의 질과 안정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유지취업률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취업한 학생이 올해 4월까지 1년간 취업 상태를 유지한 비율은 65%로 집계됐다. 전문대 졸업생 1년 유지취업률(2019년 기준, 75%)보다 낮고 4년제 대졸자(2019년 기준, 81%)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학생들은 고졸 취업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 때문에 직장 생활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방의 한 특성화고 재학생 A씨는 “대놓고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않더라도, 확실히 대졸과 고졸의 벽이 있어 그걸 실력만으로 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를 선배들에게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진학률 상승 "대학 나와야 좋은 곳 취업 가능"  

직업계고 졸업자 사업장 규모별 취업자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직업계고 졸업자 사업장 규모별 취업자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직업계고 졸업생의 대다수인 74.9%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1000명 이상 기업에 취직하는 비율은 14.2%에 불과하다. 30인 미만 사업장에 취직하는 졸업생도 38.4%에 달하며, 5.8%는 5인 미만 사업장에 취직한다.

경기도의 한 특성화고 교사 B씨는 “직업계고 졸업생이 취업할 수 있는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아 오래 일하기가 어렵다”며 “고졸 채용 규모도 줄어든데다가 여전히 대졸 취업자와 차이가 크다 보니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할 생각을 했던 학생들이 진학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직업계고 졸업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직업계고 졸업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직업계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45%로 지난해(42.5%)에 비해 2.5%p 늘었다. A씨는 “전문대학을 졸업해서라도 대졸 졸업장이 있어야 더 좋은 곳으로 취직할 수 있고, 회사 내에서도 차별을 덜 받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다들 진학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업계고 취업률, 남성보다 여성이 높아

직업계고 학교 유형별로 보면 마이스터고(산업수요맞춤형고) 취업률이 75%로 가장 높았으며, 특성화고(53.4%), 일반고 직업반(35.9%)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취업률(54.9%)보다 여성 취업률(56.1%)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북 지역의 취업률이 65.1%로 가장 높았고 대구(61.8%), 대전(58.9%), 충북(58.1%)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취업률이 낮은 지역은 전북(49.1%)이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청년들의 불황 체감도가 높은 상황임으로 직업계고 취업역량 강화와 산업수요 맞춤형 일자리 발굴, 기업 유인책 제공 확대 등 앞으로도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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