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규정이닝 2번·35세…14승 FA 둘러싼 복잡한 실타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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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백정현. 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해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백정현. 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해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34)은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중 몸값 산정이 가장 어려운 선수다. 구단 내부에서도 "머리가 아프다"는 얘기가 나온다.

백정현은 2021년 KBO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리그 다승과 승률(0.737) 공동 4위, 평균자책점은 2위였다.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선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았다. KT 위즈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고영표(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2022년 FA 자격이 있는 19명의 선수 중 투수는 백정현과 장원준(두산 베어스)뿐이다. 장원준이 은퇴 기로에 놓였다는 걸 고려하면 영입할만한 투수는 사실상 백정현이 유일하다. FA 등급도 B 등급이어서 부담이 크진 않다. B 등급은 영입하는 구단에서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직전 시즌 연봉의 100% 혹은 직전 시즌 연봉의 200%를 삼성에 보상하면 된다. 백정현의 2021년 연봉은 2억5500만원. 최대 현금 보상액은 5억1000만원이다. 보상액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어급 FA보다 비교적 적은 출혈로 전력 보강이 가능하다.

이번 겨울 FA 자격을 행사하는 백정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번 겨울 FA 자격을 행사하는 백정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관건은 활약의 지속성 여부다. 2007년 데뷔한 백정현이 규정이닝을 넘긴 건 2019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지난 시즌까지 통산 성적은 36승 34패 평균자책점 4.92로 평범했다. 잔부상이 겹친 지난 시즌 성적도 4승 4패 평균자책점 5.19에 그쳤다. 올해 보여준 반등이 FA를 앞두고 성적이 급등하는 이른바 'FA로이드(FA+스테로이드 합성어)'가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

나이도 고려 대상이다. 백정현은 내년이면 서른다섯 살이다. 최악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가 시작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가 돼야 하는 FA 계약에서 30대 중반의 나이는 투자를 꺼리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A 구단 관계자는 "외부 구단에서 4년 계약을 보장하면서 영입하는 건 사실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도 "잔류가 유력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이번 겨울 백정현 이외 외야수 박해민, 포수 강민호도 함께 FA로 풀렸다. 세 선수 모두 팀 내 핵심 자원인 만큼 내부 FA 계약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선 외부 FA 영입은 크게 관심 없다. 지금은 내부 FA를 잔류시키는 데 모든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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