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SNS에 "전두환 전 대통령 명복, 애도" 썼다 삭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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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기자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3번째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한 일에 대해 '명복을 빌며 애도한다'고 표현했다가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23일 오전 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트위터 계정 '@TheMinjoo_Kr'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향년 90세의 일기로 사망하였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썼다.

이 트윗에는 "고인은 진정한 사과와 참회를 거부하고 떠났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아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문장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비슷한 시각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서도 트위터에 쓴 것과 같은 문장을 활용해 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대한 입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트위터 서면 브리핑. [트위터 캡처]

그러나 한시간여 뒤 민주당은 트위터에서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페이스북에서는 두 차례 내용을 수정했는데, 처음에는 '전 대통령'이라는 문구를 뺐고, 다음으로는 '애도' 표현을 삭제했다. 최종적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장만 남겼다. '전 대통령'과 '명복', '애도' 등 표현에 문제를 삼는 견해가 나오자 뒤늦게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서면 브리핑 수정내역. '전 대통령'과 '애도' 표현을 차례로 삭제했다. [페이스북 캡처]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민주당의 공식 트윗 및 페이스북과 비슷한 내용의 서면 브리핑을 올렸다.

고 수석대변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향년 90세의 일기로 사망하였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합니다"라며 "자연인으로서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지만 대통령을 지낸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 수석대변인은 "아쉽게도, 고인은 진정한 사과와 참회를 거부하고 떠났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라며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집권한 후 8여 년을 철권통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한 참회도 없었습니다. 참으로 아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