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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무협 회장 “내년에도 수출 사상 최대…미·중 갈등이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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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2일 “한국 수출은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물류 대란 등 악조건 속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무역업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운임 급등, 선박 부족, 국가이동 제한 등 물류 관련 애로”였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합동으로 기업지원 창구를 마련하고 해상·항공운송, 물류업계와 적극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24.1% 증가한 6362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입은 29.5% 늘어난 6057억 달러로 예상된다. 내년 수출 전망치는 올해보다 2.1% 증가한 6498억 달러, 수입은 1.6% 늘어난 6154억 달러로 추산된다.

무역협회는 반도체, 석유제품, 섬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올해 선전한 품목의 업황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는 D램 단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른 대규모 서버 교체수요, DDR5로의 D램 세대전환, 시스템 반도체 초과수요 등으로 인해 2년 연속 수출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스플레이(4%),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1.5%), 무선통신기기(2%)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품목도 비대면 경제 확산에 힘입어 수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수출입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022년 수출입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석유제품(14%)은 내년까지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석유화학(1.7%)도 일회용품 수요와 ‘위드 코로나’ 확대에 따른 산업 정상화로 인해 합성수지류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섬유(5%)도 스판덱스 등 고부가가치형 의류용 원단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예상된다.

반면 철강은 과잉 상승했던 제품 단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내년에는 수출이 9%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자동차부품(-1%)도 반도체 공급난 여파가 길어지며 수출이 소폭 줄고 선박(-5%)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후 수주 감소로 인해 내년 인도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전(-8%)의 경우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등이 확산하며 업황은 전반적으로 밝겠지만 수년간 이어진 해외생산 확대 추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 회장은 “앞으로 통상환경이 녹록지만은 않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미·중 갈등, 보호무역주의, 상향 조정되고 있는 환경·안보·노동·인권 기준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변화의 흐름 속에서 통상전략도 세계 10위 규모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며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더 빨라지고 있다”며 “무역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수출 미래 성장동력을 심층적으로 연구해 무역 역동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LS그룹 수장이기도 한 구 회장은 지난 2월 무역협회 31대 회장에 취임했다. 1999년부터 7년간 무역협회를 이끌었던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이후 15년 만의 민간기업 출신 회장이다.

구 회장은 최근 빚어진 요소수 품귀현상과 관련해서는 “정부 대응이 다소 늦긴 했지만 완전 늑장을 부린 건 아니다”며 협회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는 삼성물산·LX인터내셔널·GS글로벌 등 국내 종합무역상사, 한국수입협회 등과 함께 ‘수출 공급망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관섭 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입 품목이 워낙 많은 데다 어떤 품목이 국민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연구·분석 과정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정부와 협력해 우선순위를 마련하고 ‘수입 의존형 원자재’ 수급 대책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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