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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최고 5억 거래액"…무신사의 '라이브 커머스' 기획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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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커머스 업계를 달군 키워드는 ‘라이브’였다. 코로나 이후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라이브는 커머스의 주요 채널로 자리 잡았다. 2020년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을 필두로, 배민·쿠팡·쓱닷컴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9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 1월 라이브 커머스(‘무신사 라이브’)를 시작했다. 후발주자인데 성과는 더 높았다. 회당 누적 3만명이 넘게 참여해, 시간당 평균 1억3천만원의 거래액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방송 경험이 전무한 회사 소속 에디터들이 라이브를 진행했다는 것.

‘무신사 라이브’의 기획자는 김현수 미디어본부장이다. 그는 2017년 티몬에서 국내 최초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런칭했고, 이커머스 29CM 부사장을 거쳐, 2019년 무신사에 합류했다. 최근 『미디어 커머스, 어떻게 할 것인가』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 본부장을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나, 무신사만의 라이브 커머스 전략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현수 본부장은 미디어 커머스를 ‘콘텐츠로 큐레이션하는 이커머스 유통 방식’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했다. [사진 폴인, 최지훈]

김현수 본부장은 미디어 커머스를 ‘콘텐츠로 큐레이션하는 이커머스 유통 방식’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했다. [사진 폴인, 최지훈]

‘무신사 라이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사실 무신사는 라이브 커머스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라이브 없이도 크게 성장하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제가 해보고 싶었어요. 티몬에서 일할 때,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해봤으니 경험이 있었죠. 당시 콘텐트와커머스를 결합하려고 웹드라마를 만들었거든요. 성과는 좋았지만, 제작비용이 많이 들고 기획도 금세 바닥나더라고요.

그래서 ‘채산성 좋은 포맷’을 고민하다 라이브 커머스를 떠올렸어요. 한 가지 포맷으로도 매번 새로운 콘텐트를 공급할 수 있잖아요? 지금은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인 시대가 됐고, 무신사에서도 해보고 싶어서 회사에 계속 얘기했죠. (웃음) 마침 입점사들의 요청도 늘어나서 올해 초 런칭했습니다.

말씀대로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인데요. 장점이 뭔가요?

간단히 말하면, 입점사와 고객 모두에게 명분과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단순한 할인 판매와는 다르죠. 무신사에는 수많은 입점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라는 ‘명분’을 통해서 ‘고객과 특별하게 만나는 시간'이라는 할인의 가치가 생기고요. 동시에 고객과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라이브 시간 동안 한정적으로 파격적인 혜택의 ‘기회’가 주어지죠.  “이때 아니면 언제 사?”라는 ‘명분’을 함께 제공합니다. 양측 모두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포맷이에요.

무신사 라이브만의 차별점 있다면요?

타사 라이브를 보면 보통 다양한 품목을 홈쇼핑 같은 곳에서 판매하던 전문 방송인이 진행자로 나옵니다. 액션도 크고 예능 같은 재미를 추구하죠. 3~4년 전 제가 처음 라이브커머스를 했던 티몬은 종합 카테고리였어요. 그때와 지금은 시간도 많이 흘렀고, 무신사와 같은 버티컬 플랫폼과 결이나 고객의 특성도 다릅니다. 그래서 무신사에서 같은 방식을 또 반복하고 싶진 않았어요.

본질적인 고민을 시작했죠. 콘텐트는 뻔하면 죽어요. 달라야 합니다. 미디어 커머스는 ‘콘텐트로큐레이션 하는 이커머스유통방식’이예요. 무신사는 패션이라는 카테고리가 정해져 있고요. 그렇다면, 패션 유통 플랫폼이 콘텐트로 제안한다는 건 뭘까요? 답은 스타일링입니다. 무신사가 제일 잘하는 것도 스타일링이고요.

그래서 에디터에게 라이브 진행을 맡겼군요?

네. 스타일링 콘텐트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요? 에디터죠. 회사에 패션 스타일링 콘텐트를 만드는 에디터들이 수십명 있었어요. 다만 방송 경험이 없었죠. (웃음)

어떻게 설득했나요?

당신이 스타일링한 것을 ‘직접’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요. 포토그래퍼가 대신 말해주면 화보, 웹디자이너가 말해주면 웹페이지인 거에요. 처음에는 에디터와 패션 유튜버를 진행자로 세워서 몇 번 한 이후로 지금은 에디터들로만 구성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방송이 미숙한 건 훈련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거든요. 기존에는 사진 등 평면으로 봤던 제품 정보를 라이브에서 에디터들이 스타일링 방법과 주의할 점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알려줍니다. 이런 부분들이 높은 구매전환율로 이어진 것 같아요.

또 다른 차별점이 있나요?

저희는 대본이 없어요. 웰메이드는 방송국이 잘하죠. 라이브 커머스는 ‘날 맛’이 나야 해요. 늘 “사고만 치지 마라, 노래만 부르지 마라(저작권 이슈 때문)” 외에는 아무런 가이드를 주지 않습니다. (웃음)

“지금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라이브 커머스도 시도해보고 싶다”는 김현수 본부장 [사진 폴인, 최지훈]

“지금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라이브 커머스도 시도해보고 싶다”는 김현수 본부장 [사진 폴인, 최지훈]

놀랄만한 성과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요?

무신사여서 그런 것 아닐까요? (웃음)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신사는 라이브 커머스 후발주자이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죠. 이와 더불어 입점 브랜드에 대한 팬심도 강하고요. 이런 플랫폼의 특성이 라이브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30회 평균 시간당 1억3천만원 거래액이 찍히거든요. 아주 유명한 분이 나오는 것보다 정공법으로 무신사와 입점 브랜드들을 소개할 때 더 반응이 좋고요.

구매전환율도 업계 평균 대비 높다고 들었습니다.  

커버낫과 진행한 라이브의 경우, 10%가 넘었는데요. 구매한 고객들의 평균 시청 시간이 25분 가까이 나올 때도 있어요. 무신사 타깃에 맞는 코드, 무신사 고객의 성향에 잘 맞는 결이 비결인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은요?  

일반적인 라이브 외에 기획 라이브를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에 주5일 라이브를 한다면, 일주일에 하루 정도 특별 편성을 하는 거죠. 최근에 '무신사 라이브 이벤트홀'로 이름을 붙여서 새로운 형식의 라이브를 진행해봤어요. 전문 방송인 대신 일반 고객을 출연진으로 초대해 백화점 이벤트홀에서처럼 옷을 고르게 했죠. 방송을 신경 쓰지 않고요. (웃음)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옷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획이었는데, 의외로 거래액이 잘 나왔어요. 이렇게 지금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라이브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라이브 커머스 외에 새로운 채널 계획은 없나요?

개인적으로 숏폼 비디오 채널도 계속 고민 중이에요. 짧은 동영상이 최근에 많이 소비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숏폼으로 패션을 제대로 이야기하는 곳은 없는 것 같아요. 무신사가 숏폼을 하게 된다면 또 조금 다른 느낌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폴인세미나 라이브 ‘MZ팬을 이끈 무신사 라이브, 커머스를 달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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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이 인터뷰에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는 오는 2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폴인세미나 'MZ 팬을 이끈 무신사 라이브, 커머스를 달구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미나는 유튜브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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