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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항모 등 무기도입 예산 대폭 삭감…"차기 정부로 공 넘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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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경항공모함 도입 사업 등 군의 대형 무기도입 사업 예산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대폭 삭감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는 16일 내년도 국방예산 심사 결과를 제출하면서 경항모 기본 설계 예산을 72억원에서 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정도 예산으로는 기본설계 착수가 불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국회의 최종 예산 결정이 남았지만, 사실상 경항모 도입에 대해선 차기 정부로 공을 넘긴 셈”이라고 말했다.

3만t급 경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는 해군이 창설 기념주간을 맞아 항모전투단의 항진 장면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영상을 지난 8일 공개했다. 사진은 해군 경항모 CG 영상 장면. 사진 해군

3만t급 경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는 해군이 창설 기념주간을 맞아 항모전투단의 항진 장면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영상을 지난 8일 공개했다. 사진은 해군 경항모 CG 영상 장면. 사진 해군

지난해에도 방위사업청은 올해 예산안에 경항모 기본설계 착수금 명목으로 101억원을 책정했지만, 토론회 등 개최를 위한 예산 1억원만 남긴 채 전액 줄어들었다.

경항모는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무기 도입사업이었다. 그런데도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선 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경항모 예산 삭감에 동의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경항모는) 아직 필요성 유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 안 돼 있다”며 “필요하다고 해도 비용 분석이 전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해군의 기본 입장은 존중해야 하지만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니다”며 “계획이 철저히 준비되고 국회가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 하기까지 이해시킬 수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병주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 “국방력 건설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에 대전차 로켓과 공대공 미사일 등 무장을 추가한 상륙공격헬기 모델.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에 대전차 로켓과 공대공 미사일 등 무장을 추가한 상륙공격헬기 모델.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이날 예산 심사 결과 사업타당성조사(사타) 결과가 나오지 않은 무기도입 사업 11개 중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등 5개 사업에 대해선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깎기로 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실에 따르면 방사청은 사타 결과과 나오지도 않는 무기도입 사업 11개 3907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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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사업 중 군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진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내년도 예산 981억원 편성)와 해군 소해헬기(544억원 편성)에 대해선 예산을 그대로 반영하기로 했다. 단, 상륙공격헬기의 경우 “방사청이 사업을 추진하려면 기동성 향상 등 성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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